
박찬욱 감독(왼쪽)·송강호. 칸(프랑스) |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의 수상 소감은 수상의 기쁨만큼이나 한국영화 및 관객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두 사람의 재치 넘치고 의미 있는 소감은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를 향한 사랑
월드프리미어 이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은 물론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대를 거치고 새 생명을 얻고 있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박 감독은 수상 직후 무대에서도 다시 한번 같은 의미를 전했다. “극장에 관객이 발길을 끊는 시대를 겪었지만 우리는 그만큼 극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가 깨달았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켜내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 내리라 믿는다”고 전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박 감독의 수상 소감에 눈물까지 흘렸다.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
송강호는 올해 칸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온 몸으로 느꼈다고 했다. 외신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과 역동성의 이유”였다는 그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지만 국민들이 늘 변화하고 발전하고 도전한다. 단 한순간도 나태할 수 없다. 그런 특성이 영상 콘텐츠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한국 콘텐츠의 일부임을 자랑스러워하며 “마치 지금 우리의 콘텐츠가 눈에 띄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콘텐츠는 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국 관객들에 대한 믿음
박 감독은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드높여준 일등공신을 바로 “한국 관객”으로 꼽았다. “한국 관객은 웬만하면 만족을 하지 못 하신다”며 웃으며 입을 연 그는 “우리나라 관객분들은 범죄스릴러, 코미디 등 특정 장르의 영화를 만들더라도, 그 장르만 담겨 있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안에 우리의 인생의 총체적으로 묘사되기를 요구한다. 장르영화 안에도 웃음 공포 감동이 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영화 만드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투덜대면서도 “그렇게 우리 영화인들이 시달리다 보니 더 좋은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확신했다.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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