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 아내·개미 남편…오은영 박사도 당황한 환장의 조합(오은영 리포트)[TV종합]

입력 2022-07-19 09: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오은영 리포트’ 방송에는 30대 신혼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왔다.

지난 18일 ‘오은영 리포트’ 방송에 등장한 베짱이 아내와 개미 남편, 일명 ‘베.개 부부’ 두 사람은 그동안 출연했던 여느 부부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커플티, 커플 운동화를 맞춰 입고서 손을 꼭 잡고 등장해 갈등이 있는 부부라고 하기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불과 결혼 4년 만에 권태기가 왔다며 상담을 신청한 ‘베.개 부부’. 실제로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구성비’ 통계에 따르면, 결혼 4년 차 이하인 신혼부부의 이혼율은 18%로 전체 부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는 달콤하기만 할 것 같은 신혼부부에게도 권태기라는 고비가 찾아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서 공개된 ‘베.개 부부’의 일상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주말 아침, 남편은 일찍 일어나 청소, 빨래 등 가사 일에 솔선수범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내는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고, 거실로 나오자마자 곧장 소파에 누웠다. 게다가 남편이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소파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핸드폰만 보며 남편에게 잔소리와 지시만 내렸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던 도중, “결혼지옥 역사상 가장 심각한 부부”라고 말해 스튜디오에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문제는 남편의 외부 활동이 아닌, 함께하는 게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C 하하도 “마치 룸메이트 같다”고 말해, 한집에서 살고는 있지만 거리감이 있는 부부의 관계를 실감케 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남편을 ‘대의명분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도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결혼했겠지만, 그건 남편의 착각이었을 것”이라며 냉철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배우 김응수를 대신해 스페셜 MC로 나선 김승현은 아내의 연락을 피하는 남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남편은 “귀찮기도 하고, 아내가 하는 이야기가 별로 궁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가진 대화의 문제점을 설명했는데, ‘띄어쓰기조차 없는 장문의 메시지’는 읽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심각한 건 ‘자기 위주의 대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상 영상에서 아내는 남편과의 대화에서 남편의 의견을 묻기보다는 추궁하는 질문을 계속했던 것. 더군다나 “나 배고파!”가 아닌 “나 배고픈가?”라는 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물어보는 대화 양상마저도 보였다.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주말 오후, 갑작스런 남편의 외출에 아내가 토라진 모습이 보였다. 남편은 아내를 달래며 시장 나들이를 제안했다. 몇 달 만이라는 부부 동반 외출은 보는 이들마저도 덩달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달달한 모습은 잠깐이었다.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두 사람의 실랑이가 시작된 것. 무엇이든 구입하자고 하는 남편과 그런 남편을 시종일관 말리는 아내는 사사건건 부딪혔다. 아내는 1년 동안 지출하는 금액이 거의 0원에 수렴할 정도로, 지독한 짠순이였기 때문. 남편의 끝없는 설득 끝에 아내는 결국 닭강정 구매를 허락했다. 하지만 계산 직전, 남편이 갑작스레 자리를 비우자 아내는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집에 돌아온 부부는 이 사건으로 크게 부딪혔다. 사실 남편은 아내 몰래 한우를 사러 갔었는데, “왜 한우를 몰래 샀냐”며 추궁하는 아내의 질책에 남편은 “7000원짜리 닭강정도 못 사게 하는 데 한우는 허락했겠냐”며 자리를 박차고 집을 나가 버렸다.



다음 날 저녁, 답답한 마음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남편은 취중 진담(?)으로 “다시 태어나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을 꺼냈다. 한편, 아내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계속 연락해 보지만, 남편은 깜깜무소식. 한참 뒤, 남편이 돌아왔고 아내는 남편과의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다. 아내는 “몇 시간씩 연락이 안 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입을 열었다. 이에 대한 남편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남편은 “연락하는 게 감정 노동 같다. 이럴 때 사랑을 연기해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답한 것. 남편은 권태기 그 자체였으며, 덤덤하게 털어놓은 남편의 속내에 스튜디오는 곧 침묵에 잠겼다.

표면적으로는 그저 게으르고 부지런한 ‘성향의 차이’로 보였지만, 그 밑바탕에는 ‘가치관의 차이’가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베.개 부부’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물질적으로 심하게 절약하는 아내에게 오 박사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닭강정을 사는 돈에는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함께 먹고 즐기는 행복’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며 아내의 절약 행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한 “시장에서 혼자 남겨졌던 아내는 성인이 아닌 유기된 아이의 모습 같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나치게 의존적인 아내의 모습에 오은영 박사는 유년 시절부터 누군가와 굉장히 가깝거나 자신의 요구를 수용 받아본 경험이 없었던 것 같다고 예측했다. 오은영 박사의 이야기에 아내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일하느라 바쁘셔서 따뜻한 관심을 받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대비되는 부부의 생활 패턴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남편이 자전거 라이딩, 아파트 동대표, 독서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중에도 아내는 집에서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좀처럼 외출하지 않는 아내와 외부 활동이 잦은 남편의 극과 극 성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명해졌다. 속마음 인터뷰에서 아내는 “집을 자주 비우고, 연락이 잘 안되는 남편 때문에 무기력해졌다”고 쌓였던 서운함을 토로했다. 남편 역시 “아내는 하루 종일 연락한다. 이제는 지쳤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영상을 보는 내내 아내가 너무 가여웠다고 다독이며 하지만 남편은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남편에게 절대적 사랑을 요구한다면, 그 누구라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최종적으로 “지나치게 허용적인 남편과 의존적인 아내가 만나 결혼 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남편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터놓는 연습을 할 것을 권했다. 또한, “소꿉장난 같은 연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결혼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 이 부부에겐 자녀 계획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어지는 10회에서는 그동안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 출연한 9쌍의 부부 중 큰 화제를 모았던 부부들의 최근 근황이 공개된다. 변화된 부부들의 근황은 7월 25일 월요일 밤 10시 30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스페셜 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