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열연’ 유선 “드라마로 이렇게 많은 전화 받을 줄 몰랐죠”

입력 2022-07-26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유선. 사진제공 | 블레스이엔티

‘이브’서 욕망에 솔직한 악녀 호평
“집안일 도맡아준 남편 지원 덕분
다양한 캐릭터 도전 멈추지 않을것”
“지고지순한 역할, 이젠 재미없죠.”

배우 유선(왕유선·46)이 제대로 ‘각성’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이브’를 통해 욕망에 솔직한 악녀를 연기한 그는 “시청자를 더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드라마 촬영을 마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의욕 충만 상태”라며 웃었다.

2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나 유선은 “드라마로 인해 전화를 이렇게나 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돌이켰다. 드라마에서 자신에게 복수하려는 서예지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광기 어린 눈빛을 캐릭터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동기인 황석정 언니가 오랜만에 전화를 줬어요. ‘배우로서 좋은 길을 걷는 너를 보고 힘을 얻는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라고요. 눈물이 펑펑 났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기에 정말 많은 답을 얻었어요.”

드라마 섭외를 받은 지난해 여름을 그는 “슬럼프”로 기억했다. 1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연극 ‘마우스피스’의 첫 공연을 앞둔 시기였다. 당시를 떠올리며 유선은 울컥했다.

“제 연기가 어느 순간부터 답답해졌어요. 제자리걸음을 걷는 기분이었죠. 제게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찾을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절체절명의 기점이었어요. 내 가능성을 증명해내고 싶었죠. 연극과 드라마에 온 감정을 퍼붓다 보니 점점 ‘된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최선을 다하면 결국 공감을 받는다는 진리를 다시 깨달았어요.”

그렇게 10개월가량을 “내달리기만” 했다. 질주에 기름을 부어준 응원군은 남편과 올해 8살인 딸이다. 기세를 몰아 조만간 새 드라마 ‘종이의 달’을 촬영한다.

“남편에게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며 도와 달라 부탁했어요. 그 순간부터 남편과 아이 모두 배려 모드로 전환하더라고요. 남편은 요리를 제외한 집안일을 전부 도맡았어요.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열심히 해’라며 농담처럼 격려해줬죠. 지금은 누구보다 제 드라마를 좋아해줘요. 댓글이나 영상을 찾아보는 게 유일한 낙이래요.”

앞으로도 “엄마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로 시청자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릴러 영화부터 가족드라마까지 안 해본 게 없어요. ‘물 만난 고기’처럼 카메라 앞에서 놀 수 있는 그날까지, 이 도전의 모험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에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