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림(47) 감독은 “재난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무서운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되는 지난 2년간의 팬데믹 시대를 목도하고 절망했지만 그 안에서도 “성실히 재난에 맞서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는 그는 “현 시국을 대변”하는 연출작 ‘비상선언’이 관객들의 가슴에 가 닿기를 바랐다.
3일 개봉한 영화는 생화학 테러로 인해 재난상황에 놓인 비행기 안과 밖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 감독은 “재난이란 영화 속 테러범처럼 아무 이유 없이 왔다 가는 것”이라며 “진짜 재난은 테러 그 자체가 아닌 테러가 만들어낸 두려움과 인간성의 훼손”이라고 설명했다.
● “송강호 안했으면 포기했을 영화”
무서울 정도로 시의적절한 이 영화는 놀랍게도 10년 전인 2012년부터 기획됐다. 당시 연출 제안을 받은 한 감독은 “바이러스에 의한 항공 테러”라는 설정은 흥미로웠으나 그 이상의 것들을 떠올리지 못했다. 영화로 탄생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다.
“그땐 이 작품을 통해 딱히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도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에 일어난 크고 작은 재난들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생겼고 연출을 결심하게 됐죠. 영화 촬영 중에는 코로나라는 세계적 재난까지 터졌어요. 촬영부터 개봉까지 참 쉽지 않았죠.”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이 영화에 큰 힘이 됐다. 특히 테러 피해자의 남편이자 형사 ‘인호’를 연기한 송강호의 출연은 영화 제작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강호 선배님이 안한다고 하시면 이 영화 자체도 안하려고 했어요. ‘인호’라는 인물이 평범하고 단순한 플롯을 가진 인물 같아 보이지만 2시간 안에 관객 모두를 설득할 만큼 호소력이 있어야 하고 균형감도 필요하죠.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는 강호 선배님뿐이죠. 또 강호 선배님은 배우를 넘어서 현장에서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에요.”
● “‘힐링’ 되는 영화이길”
평소 반듯한 이미지를 깨고 테러범을 연기한 임시완은 영화의 ‘신의 한 수’로 평가 된다. “임시완이 ‘장그래’ 역을 맡아 열연한 드라마 ‘미생’을 푹 빠져서 봤었다”는 한 감독은 테러범을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 하면서 엉뚱하게 “장그래를 떠올렸다”고 돌이켰다.
“싸이코패스 범죄자를 아무도 범죄자로 보지 않을 사람이 연기하는 게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다가 장그래 임시완 씨가 생각났죠. 시완 씨에게도 연기할 때 본인이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연기하라고 디렉팅했어요. 힘주거나 과장하지 말고 일상적인 톤으로 연기하게 했죠.”
폭력적인 스타일의 테러범을 내세우지 않은 이유는 하나다.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있는 테러나 재난상황을 “볼거리로 소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육체적 폭력 보다는 심리적으로 점점 변화해가는 인간성으로 공포감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건 재난 그 자체가 아니니까요. 결국에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리 영화가 ‘힐링’이길 바라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3일 개봉한 영화는 생화학 테러로 인해 재난상황에 놓인 비행기 안과 밖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 감독은 “재난이란 영화 속 테러범처럼 아무 이유 없이 왔다 가는 것”이라며 “진짜 재난은 테러 그 자체가 아닌 테러가 만들어낸 두려움과 인간성의 훼손”이라고 설명했다.
● “송강호 안했으면 포기했을 영화”
무서울 정도로 시의적절한 이 영화는 놀랍게도 10년 전인 2012년부터 기획됐다. 당시 연출 제안을 받은 한 감독은 “바이러스에 의한 항공 테러”라는 설정은 흥미로웠으나 그 이상의 것들을 떠올리지 못했다. 영화로 탄생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다.
“그땐 이 작품을 통해 딱히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도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에 일어난 크고 작은 재난들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생겼고 연출을 결심하게 됐죠. 영화 촬영 중에는 코로나라는 세계적 재난까지 터졌어요. 촬영부터 개봉까지 참 쉽지 않았죠.”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이 영화에 큰 힘이 됐다. 특히 테러 피해자의 남편이자 형사 ‘인호’를 연기한 송강호의 출연은 영화 제작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강호 선배님이 안한다고 하시면 이 영화 자체도 안하려고 했어요. ‘인호’라는 인물이 평범하고 단순한 플롯을 가진 인물 같아 보이지만 2시간 안에 관객 모두를 설득할 만큼 호소력이 있어야 하고 균형감도 필요하죠.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는 강호 선배님뿐이죠. 또 강호 선배님은 배우를 넘어서 현장에서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에요.”
● “‘힐링’ 되는 영화이길”
평소 반듯한 이미지를 깨고 테러범을 연기한 임시완은 영화의 ‘신의 한 수’로 평가 된다. “임시완이 ‘장그래’ 역을 맡아 열연한 드라마 ‘미생’을 푹 빠져서 봤었다”는 한 감독은 테러범을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 하면서 엉뚱하게 “장그래를 떠올렸다”고 돌이켰다.
“싸이코패스 범죄자를 아무도 범죄자로 보지 않을 사람이 연기하는 게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다가 장그래 임시완 씨가 생각났죠. 시완 씨에게도 연기할 때 본인이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연기하라고 디렉팅했어요. 힘주거나 과장하지 말고 일상적인 톤으로 연기하게 했죠.”
폭력적인 스타일의 테러범을 내세우지 않은 이유는 하나다.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있는 테러나 재난상황을 “볼거리로 소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육체적 폭력 보다는 심리적으로 점점 변화해가는 인간성으로 공포감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건 재난 그 자체가 아니니까요. 결국에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리 영화가 ‘힐링’이길 바라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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