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부터 ‘카사블랑카’ 까지, 전설의 명작들 다시 스크린으로 소환

올 가을 개봉하는 1979년작 ‘은하철도 999-극장판’과 1942년작 ‘카사블랑카’ 포스터. 사진제공｜㈜에스피오엔터테인먼트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수십 년 된 클래식 재개봉 붐
“다양한 관객 수요 늘기 때문”

‘걸작’의 반열에 오른 고전 영화들이 연이어 극장서 관객을 만난다. 개봉 80주년을 맞은 흑백영화 ‘카사블랑카’부터 추억의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 이정재의 28년 전 데뷔작 ‘젊은 남자’ 등이 씨네필 관객들을 겨냥한다.

1923년 설립돼 99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영화사 워너브라더스는 자사의 대표 명작들을 멀티플렉스극장 메가박스를 통해 21일부터 잇달아 선보인다. 특히 21일 개봉한 1952년작 ‘사랑은 비를 타고’와 내달 26일부터 극장에 걸릴 1942년작 ‘카사블랑카’는 4K 고화질로 리마스터링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1950년대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끈 배우 진 켈리가 비를 맞으며 ‘싱 인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를 부르는 장면으로 유명한 뮤지컬 영화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명대사로 잘 알려진 ‘카사블랑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로맨스로 꼽힌다.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설적인 SF영화 ‘블레이드 러너’도 내달 5일 소개한다. 1982년 개봉작엔 담기지 못한 미공개 장면까지 포함한 ‘파이널 컷’ 버전이다. 1973년 호러 ‘엑소시스트’와 1992년 로맨스 ‘보디가드’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관계자는 21일 “이러한 고전 영화들이 팬들에게는 값진 추억을,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는 지금의 영화와는 다른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수를 자극하는 옛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와 ‘오징어게임’으로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의 데뷔작 ‘젊은 남자’도 4K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선 TV만화로 잘 알려진 ‘은하철도 999’는 1979년 일본 극장서 개봉했지만 국내 극장서는 내달 5일 처음 걸린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주인공 테츠로가 신비한 여인 메텔과 함께 우주를 향하는 여정을 그린다. 1980∼1990년대 한국영화계를 이끈 배창호 감독이 연출한 ‘젊은 남자’는 스타가 되기 위해 질주하는 모델 지망생 이정재의 꿈과 사랑을 그렸다. 가을 중 개봉한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고전 영화를 향한 씨네필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라며 “고화질로 리마스터링 된 고전영화를 극장서 관람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