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가 29일 종영하는 ENA 드라마 ‘굿잡’을 “변신에 대한 갈증을 제대로 푼 소중한 기회”로 돌이켰다. 사진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 인터내셔널컴퍼니

배우 정일우가 29일 종영하는 ENA 드라마 ‘굿잡’을 “변신에 대한 갈증을 제대로 푼 소중한 기회”로 돌이켰다. 사진제공|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 인터내셔널컴퍼니


ENA 드라마 ‘굿잡’ 종영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남자 정일우

코믹 분장 위해 구제시장 누비고
꼬박 1년 졸업작품 찍듯 신나게
유리와는 작품서 또 만나자 약속
11월 ‘고속도로 가족’ 영화 개봉
바쁘게 사는 게 이제 습관 됐어요
배우 정일우(35)에게는 16년째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하이킥)이다. 데뷔작인 시트콤에서 고교생 윤호를 연기한 그는 “30대 중반인 지금도 어딜 가나 윤호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넘어야만 하는 산처럼 느껴진 ‘하이킥’이 이젠 안주하지 않고 달리는 원동력이 됐다”며 의연해했다.

이 같은 마음의 변화는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셰프, 조선의 임금, 상투 튼 왈패 등 다양한 시대와 캐릭터를 거쳤다. 이젠 29일 종영하는 ENA 드라마 ‘굿잡’을 “정점”으로 꼽고 있다. 극중 학생부터 청소부까지 다양한 인물로 변장해 “‘진짜 한 작품을 촬영한 게 맞나?’ 싶을 정도”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변장 위해 동묘서 옷도 직접 샀죠”

그는 극중 재벌이자 탐정을 연기하면서 보조 권유리와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카지노, 병원 등에 잠입하는 장면을 위해 코믹한 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4시간 동안 특수 분장해서 노인이 되고, 건달처럼 보이려고 동묘 구제시장에서 직접 5000원짜리 티셔츠를 사 입기도 했어요. 콧수염이나 가발도 직접 준비했죠. 배우들끼리 웃긴 아이디어를 내는 경쟁이 붙었을 정도였어요. 하하! 대학 시절 졸업 작품을 찍는 것처럼 꼬박 1년간 제작진과 매주 회의를 하며 신나게 작업했어요.”

전작 ‘보쌈-운명을 훔치다’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권유리와 이준혁, 처음 만났지만 “누구보다 편한” 음문석 등과는 “이미 한 팀이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유리와 작품에서 또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욕심 같아서는 이 멤버 그대로 ‘굿잡’ 시즌2를 했으면 좋겠더라고요. 다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한번 찍어보자는 얘기도 나눴죠. 그동안엔 바빠서 못했는데 제가 추진을 한 번 제대로 해볼까 봐요.”


●“40대가 기대되는 배우 되길”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좀처럼 쉴 틈이 없다. 7년 만에 내놓는 영화 ‘고속도로 가족’이 11월 개봉하고, 5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석한다. 연말에는 일본에서 팬미팅 투어도 연다. 그는 “하루에 3∼4시간 눈 붙일 만큼 강행군”이라고 말했다.

“바쁘게 사는 게 습관이 됐어요. 2009년부터 2년 정도 쉰 적이 있는데 30대가 되고 보니 그 시절이 새삼 아깝더라고요. (일에)많이 부딪히고, 경험을 쌓았다면 더욱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었을 텐데. 요즘엔 현재를 온전히 즐기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해요. 40대의 행복을 위한 준비 기간인 거죠.”

작품 수를 늘려가는 사이에 유튜브 채널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어느새 “일 벌리기 선수”가 됐다는 정일우는 “스스로 즐기며 일해야 오래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취적인 사람이 되자’는 가훈처럼 살고 있어요.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파격적인 캐릭터나 장르를 선보이고 싶어요. 계속 도전할래요. 똑같은 것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