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글리치’ 제작사 대표 윤신애 “외계인 추적극…도전은 내 운명” [인터뷰]

입력 2022-10-0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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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간수업’에 이어 ‘글리치’를 전 세계에 선보이며 색다른 도전에 나서는 스튜디오329 윤신애 대표. 사진제공|스튜디오329

넷플릭스 ‘인간수업’에 이어 ‘글리치’를 전 세계에 선보이며 색다른 도전에 나서는 스튜디오329 윤신애 대표. 사진제공|스튜디오329

넷플릭스 ‘글리치’ 제작 ‘스튜디오329’ 대표 윤신애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와 구상
흥행 계산 대신 재밌으면 Go!
K드라마로 ‘세계관 확장’ 꿈
‘남자친구가 외계인에게 납치됐다고 믿는 여성(전여빈)과 미스터리 콘텐츠 유튜버(나나)가 외계인의 흔적을 쫓는 SF 추적극’.

7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를 요약한 한 줄이다. 두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데다 외계인까지 출연(?)한 덕분에 ‘글리치’는 벌써 안방극장 안팎에서 “이색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를 제작한 스튜디오329 윤신애(52) 대표도 “쉬운 도전은 결코 아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제작에 뛰어든 이유는 단 하나. “재미있겠다 싶어서”였다. 윤 대표는 “27년간 온통 도전만 해왔는데 또 못할 게 뭐 있겠느냐”며 눈을 반짝였다.


●“작품 성공 가능성 계산 안 해”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윤 대표는 “사실 매우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1995년부터 27년간 김종학프로덕션, 사과나무픽쳐스, 뿌리깊은나무들 등에서 ‘대망’, ‘해신’, ‘육룡이 나르샤’와 같은 대작들을 숱하게 내놓은 베테랑이지만 “첫 공개의 떨림은 피할 수 없다”며 웃었다.

“2020년 제작한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진한새 작가와 작업을 마무리하자마자 구상했어요. 안방극장에선 드문 여성 투톱 드라마에 극성이 강하지 않은 이야기라 걱정되죠. 그래도 자신 있어요. 소재는 독특해도 ‘나 잘살고 있나?’하고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만한 이야기거든요.”

윤 대표는 2016년 스튜디오329를 설립한 이후 “쉼 없이 부딪힌 도전의 연속”으로 드라마를 받아들였다. ‘인간수업’으로는 파격적인 미성년자 성매매 이야기를 그렸고, 구글·소니픽쳐스 등 글로벌 플랫폼 및 제작사와 협업해 ‘탑매니지먼트’ 등의 웹드라마도 계속 내놨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계산을 잘 안하다 보니 오히려 ‘뾰족뾰족한’ 우리만의 색깔이 나온 것 같아요. 20여 년간 익숙해진 틀을 깨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환경에 맞는 작업 방식을 체득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한 덕분이기도 해요. 함께 근무하는 1988년생 PD들과 ‘끝장 토론’을 벌이면서 날마다 콘텐츠에 대한 감각을 갈아내려 애쓰죠.”
전여빈과 나나는 외계인을 소재로 내세운 4차원 추적극 넷플릭스 ‘글리치’로 뭉쳤다. 사진은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여빈과 나나는 외계인을 소재로 내세운 4차원 추적극 넷플릭스 ‘글리치’로 뭉쳤다. 사진은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케이(K)콘텐츠, 이제 시작”

윤 대표는 해외 OTT가 막 들어오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 넷플릭스, 구글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왔다. “영문계약서 70여장을 직접 공부하며 계약하던 때”를 지나 “웬만한 건 한국어 문서로 받아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거치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2016년 무렵 우연히 만난 미국 드라마 관계자들이 한국드라마를 줄줄이 꿰고 있는 걸 보고 ‘이거, 판이 바뀌겠는데?’ 감이 왔죠. 감염병 사태를 지나오면서 세계 곳곳의 제작사와 전화로 계약 논의를 하게 되면서 더욱 글로벌 변화가 가속화됐어요. 속도에 따라가라면 앞서서 공부해야죠. 저 또한 이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접촉하고, 게임을 공부하면서 콘텐츠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으로 촉발된 케이(K)콘텐츠 붐은 “이제 시작”이라며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종국에는 해외 작품을 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주도해 제작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어요. 지식재산권(IP) 확장 실험도 계속해보고 싶어요. 디즈니 캐릭터 같이 끝도 없는 변형으로 거대한 세계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한국드라마로도 세계에 뻗어나가는 ‘세계관’ 한 번 만들어봐야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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