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 돌풍 속 한국 애니는?

입력 2023-03-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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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사진제공|NEW

‘더 퍼스트 슬램덩크’부터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완전히 장악하면서 국내 애니메이션도 개발과 소재 발굴에도 힘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만화 ‘검정 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애니메이션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IP(지적재산권) 보호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끌고 ‘겨울왕국’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1000만 관객을 모으는 한국에서 국내 애니메이션만큼은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중 100만 관객을 넘은 작품은 각각 220만과 105만 관객을 모은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과 2012년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은 아동용 제작에만 치중돼 관객층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국내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0위권 안에 오른 작품들 중 7편이 ‘뽀로로’, ‘헬로카봇’, ‘신비 아파트’ 등 TV 아동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 강국’인 한국은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창작력을 모두 갖췄다. 다만 아동용·성인용 애니메이션을 나누지 않고 미국 디즈니나 일본 지브리처럼 보다 다양하고 보편적인 소재로 전 세대가 감동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작권 문제로 갈등을 겪던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 고무신’의 원작자 고 이우영 작가가 11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만화 IP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정고무신’의 캐릭터 대행사 형앤설과 저작권 권리를 두고 2019년부터 소송을 진행 중이었던 이 작가는 앞서 “지난달 10월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넷플릭스에 스트리밍 중인 만화 등이 자신의 동의와 없이 만들어졌으며 원작료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대부분의 인기 국내 만화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물로 제작할 수 있는 권리가 제작사나 대행사, 애니메이션 투자조합에 가 있다. 사실상 원작자가 극장판 애니메이션 등에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같은 작품이 나오기 힘든 게 국내 만화계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고 일본영화 흥행 순위를 경신한 ‘더 퍼스트 슬래덩크’의 연출과 각본을 1990년대 원작 만화를 그린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맡아 원작의 향수를 그대로 녹여내고 작품의 퀄리티까지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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