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화 감독. 스포츠동아DB
‘콘크리트 유토피아’ 빅4 영화 중 가장 늦게 개봉
189억원대 상업영화는 처음…색다른 연출 기대
26일 개봉한 ‘밀수’를 시작으로 한국영화 ‘빅4’가 여름 흥행대전에 돌입했다. 189억원대 상업영화는 처음…색다른 연출 기대
감염병 사태 이후 3년 만에 본격적으로 열린 여름 극장가의 ‘쩐의 전쟁’에서 제작비만 총 800억 원에 육박하는 대작 4편이 맞붙는다. 화려한 출연진, 스타 감독 등 비슷한 점이 많아 개봉 전부터 비교 대상이었던 4편 가운데 누가 울고, 누가 웃을지 벌써 관심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지켜볼 감독들도 또 다른 관심거리 중 하나다. 각 영화의 출연 배우들만큼이나 인지도도 높고 ‘흥행 감독’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대작 가운데 가장 늦게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엄 감독은 ‘밀수’의 류승완(‘베테랑’·1341만), ‘더 문’의 김용화(‘신과함께’ 시리즈·쌍천만), ‘비공식작전’의 김성훈(‘터널’·700만)등과 달리 관객들에게 비교적 낯설어서다.
특히 대규모 상업영화로는 첫 연출인 엄 감독이 류승완, 김용화 등 ‘1000만’ 감독들의 공세를 뚫고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8월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왕따’를 기반으로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에 몰려든 사람들의 생존기를 그린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이 출연한다.
엄 감독은 2013년 배우이자 동생인 엄태구를 주인공으로 한 첫 장편영화 ‘잉투기’를 통해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6년 제작비 55 억 원 규모의 ‘가려진 시간’을 선보였지만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반응 속에 51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189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일각에서는 앞서 깊이 있는 작품을 통해 전형적이지 않은 연출력을 선보여온 엄 감독이 여타 재난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전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영화는 시체스, 하와이, 토론토 등 해외 유수영화제들의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또한 ‘쓰리, 몬스터’, ‘친절한 금자씨’, ‘파란만장’ 등의 조연출 출신인 엄 감독이 거장 박찬욱 감독과 함께 8월 4일 영화의 특별 GV(관객과의 대화)를 연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엄 감독은 “재난의 리얼함에 가장 중점을 뒀다”면서 “배우들의 앙상블이 모여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