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신혜선, 스스로를 ‘쿨한 척하는 관종’이라 말한 이유

입력 2024-05-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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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인기를 끈 배우 신혜선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그는 “타인의 관심에 뒤틀린 욕망을 가진 캐릭터가 흥미로워 출연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인기를 끈 배우 신혜선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그는 “타인의 관심에 뒤틀린 욕망을 가진 캐릭터가 흥미로워 출연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영화 ‘그녀가 죽었다’서 극적 변신

극단적인 관종 인플루언서역
이전과 정반대 모습에 도전
촬영 없을 땐 전형적 집순이
내 에너지, 연기에 모두 쏟죠
“제가 봐도 너무 가증스럽고 징그럽고 비호감이에요!”

배우 신혜선(34)이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 제작 엔진필름)를 통해 최악의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한다. 다양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사랑스러운 매력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꺼내 보인다.

영화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변요한)가 자신이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신혜선)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후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그가 연기하는 한소라는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면 상습적인 거짓말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다. 7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신혜선은 “정말 ‘비호감’ 캐릭터”라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나조차 내 모습이 너무 가증스러워서 손발이 다 저릿했다. 나조차 내 얼굴이 정말 낯설더라”며 웃었다.


●“관심 받고 싶은 욕망 표현했죠.”

늘 ‘나쁜 여자’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그는 “비정상의 범주에 속해 있는 캐릭터”에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특히 완전무결한 피해자로만 보였던 캐릭터가 사실은 “그릇된 욕망을 가진 뒤틀린 인물”이었다는 설정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실 이 극중 한소라의 행동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이해되어도 안돼요.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억지로 찾으려면 찾을 수도 있어요. 사실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하잖아요. 또 타인에게 예쁨을 받고 싶어 하는 욕심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고요. 어쩌면 그런 건 당연한 욕망 같아요. 물론 한소라는 그런 욕망이 극단으로 가버린 인물이지만요.”

다른 사람의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인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은 극중 한소라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신혜선은 한소라와 달리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배우로서는 대중의 관심을 원하는 자신을 “쿨한척 하는 관종”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성격적으로는 관심 받는 걸 굉장히 버거워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언제나 타인의 긍정적인 관심을 이끌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실제 성격과 직업 사이의 괴리감이 좀 크게 느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가지 모습이 잘 합치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 성격 소극적 집순이”


인플루언서 역을 맡아 평소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 유명한 ‘포토 스폿’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거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일 등이다.

“전 여행도 안 좋아하고 여행 가서도 사진을 잘 찍는 편이 아니거든요. 흔히 말하는 ‘인스타용 사진’도 안 찍어요. 소품용 사진을 위해 감독님과 그런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는데, 저에게는 영화 촬영보다도 그런 사진을 찍는 게 더 일처럼 느껴졌을 정도예요. 제가 사진 찍고 기록하고 그런 걸 못하다 보니 전 오히려 그런 걸 잘하는 분들이 부러울 때도 많아요.”

시간이 날 때는 오직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전형적인 ‘집순이’라는 그는 “유일하게 축적된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게 해주는 연기가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배우가 아닌 인간 신혜선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만한 능력이나 재능이 전혀 없어요. 잘하는 것도 딱히 없고 그렇다고 성격이 매력적이지도 않죠. 하지만 연기를 할 때만큼은 다른 사람을 연기하면서 무언가 표현하고 또 에너지를 표출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에너지 총량이 있다면 저는 연기를 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다 쓰는 것 같아요.”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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