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김혜윤과 호흡, 매 순간 설레…침대신 느낌 이상했다” [DA:인터뷰②]

입력 2024-06-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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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선물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OST ‘소나기’ 中)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안방극장을 로코 감성으로 흠뻑 적신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화제의 중심에는 진짜 업고 튀고 싶게 만드는 선재, 변우석이 있다.

변우석이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타임슬립 쌍방 구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변우석은 ‘선재 업고 튀어’에서 데뷔 이래 줄곧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톱밴드 이클립스의 보컬이자 톱배우 류선재를 열연했다. “배우 본체의 이름을 잃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류선재 그 자체가 된 변우석. 그는 한층 성장한 연기력뿐 아니라 10대의 청량미부터 30대의 성숙미까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신흥 ‘로코 천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스타는 아니다. 2010년 모델로 데뷔한 변우석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2016)를 통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단역을 가리지 않고 켜켜이 경험을 쌓아올린 끝에 운명처럼 류선재를 만났다.

2018년 초 변우석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조만간 이 인터뷰가 안방극장 1열의 ‘성지순례’의 장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적중했다. 6년 만에 다시 만난 변우석은 이제 스스로 빛을 발하는 태양으로 떠올랐다.






→인터뷰①에서 계속


Q. 과몰입한 시청자들에게 변우석이 아닌 ‘류선재’로 불리고 있다. “이름을 잃었다”는 반응도 나오는데.

A. 나도 선재를 너무 사랑하니까 캐릭터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준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다.


Q. 솔(김혜윤)을 15년 동안 사랑한 선재의 순애보는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공감했나.

A.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공감했다. 우리 회사 이사님도 20여 년 만나셨다. 다만 선재가 솔이를 대신해 죽는 건 조금 공감하기 어려웠다.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진짜 좋아한 적은 있지만 대신 죽어야 하는 순간은 잘 없지 않나. 하지만 그만큼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감정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Q. 태초의 선재에서 시작해 타임슬립을 할 때마다 다양한 선재가 나왔다. 변우석이 가장 사랑하는 선재는 누구인가.

A. 선재만으로 좋아하지만 하나만 꼽자면 고등학교 때의 선재를 제일 좋아한다. 풋풋하기도 했고 연기하면서도 너무 재밌었다.


Q. 계절이 정반대인 상황에서 수중, 우중 촬영도 많아서 많이 고생했을 것 같다. 테라플루를 몇 봉지나 먹었나.

A. 겨울에 여름 신을 찍는 날에는 비에 젖고 물에 젖을 때마다 매일 먹었던 것 같다. 맛도 있고 나에게 잘 맞더라. 요즘도 감기 기운이 올 것 같으면 챙겨 먹는다.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혜윤이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혜윤이도 힘들 텐데 스태프들에게 웃으면서 더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까지 들었다.




Q. 김혜윤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A. 선재의 감정은 솔이로 인해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혜윤이와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 현장에서 혜윤이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그런 에너지가 현장 분위기를 만드는구나’ 생각했다.

촬영하는 8~9개월 동안 (김)혜윤이가 거의 매일 울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울지?’ 싶었다. 댐처럼 눈물이 차오르다 스르륵 한 방울씩 떨어지는데 보면서 감탄했다. 덕분에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혜윤이가 연기하는 솔의 감정을 받기만 해도 선재로서 감정이 나오더라.

특히 인혁이네 고향집에서 나란히 누워서 연기할 때는 너무 슬펐다. 솔이는 선재를 위해서 희생하려고 하고, 선재는 이후로 솔이와 함께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나도 눈물이 나서 같이 울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솔이가 주는 감정이 좋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Q. 연기하면서 실제로 설렌 적도 있나.

A. 선재로서 솔이를 바라보는 순간 항상 설렜던 것 같다. 수영선수 시절 수영장에서 달려와서 안길 때가 기억난다. 솔이의 감정은 깊은데 선재로서 생각하면 엄청 설레는 순간이지 않나. 짝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안기는 순간이니까. 너무 설렜다. 매 순간 설레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Q. ‘솔+선재’ 실제로도 사귀라는 반응이 뜨거운데.

A. 사귀라는 댓글을 보고 너무 좋았다. 몰입해서 봐주신 거니까. 나도 선재로서 솔이와 사귀고 싶었다.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 자체가 우리 드라마를 좋게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감사했다.




Q. 김혜윤 배우는 애정신에 대해 ‘민망하고 쑥스럽다’고 했는데 어땠나.

A. 나도 부끄러웠던 것 같다. 하하. 테이크를 가면 갈수록 풀리긴 했다. 키스신도 그렇지만 진짜 설레고 부끄러웠던 신은 16부의 침대 신이다. 느낌이 이상하더라. 잠이 깨고 나서 침대에서 둘이 대화하는 장면인데 촬영할 때 되게 설렜다. 키스신도 설렜지만 그 장면이 더 설렜다.


Q. 변우석 기준 가장 예뻤던 애정신은 무엇인가.

A. 2부 엔딩(소나기 속 첫 만남)도 좋았고 10부 엔딩(골목길 고백과 눈물의 키스)도 좋았다. 자전서 신도 좋았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솔이에게 선재가 대신 자전거를 가르쳐주는데 솔이의 감정이 아름다웠고 장면도 아름다웠다. 선재가 수영장에서 (술에 취한 솔이에게) 처음 고백했을 때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러다 계속 나올 것 같다. 하하.


Q. 선재가 솔이에게 선물한 군번줄(?) 느낌의 목걸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 디자인이 최선이었냐’고 웅성웅성 댔는데. 목걸이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아…(웃음). 시간이 없어서 하루하루 위태위태했고 빨리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도 현장에서 받아봤을 때 ‘어? 이걸 제가 선물한다고요? 안 될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논쟁은 있었지만 시간이 정말 없었다. 다른 대안도 없었다. 선재의 미적 감각은 나도 좀 그렇긴 했지만 선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선재의 대놓고 공개적인 연애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사람이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선재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멋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선재를 연기해왔고 그만큼 솔을 좋아해 왔으니까 충분히 이해됐다. 그게 나라면, 나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Q. 실제 이상형은 어떤가.

A. 나는 일 빼고는 다 못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다. 현명한 사람이 좋다.




Q. 오는 7월 국내 첫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최근 티켓팅 당시 예매 대기에 수십만 명이 몰리면서 서버가 터졌다. 위버스(팬 소통 커뮤니티)를 오픈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구독자가 60만명에 육박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A. 안 믿겼던 것 같다. 티켓팅 대기 인원이 50만명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도 안 된다 싶었다. 신기했다. 위버스도 지금은 괜찮아졌는데 초반에 글을 남기면 서버가 터졌다. 그런 부분도 신기했다. 위버스는 조금 더 가까이서 대화하는 느낌이라 나도 재밌다. 나도 깊게 팬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해외 팬 분들이 보내주는 메시지도 번역해서 온다.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다.


Q. 요즘도 아침마다 본인 이름을 검색해 보나.

A. 오늘도 검색했다. 앞으로도 자주 해볼 것 같다. ‘선재 업고 튀어’ 방송 때는 본방하는 날에는 아침마다 일찍 깨서 검색 해봤다. 이제는 다음 팬카페를 더 자주 들어갈 것 같다.


Q. 검색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악플(악성 댓글)도 볼 수 있지 않나. 괜찮나.

A. 악플이 달리는 부분은 최대한 안 본다.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내가 상처를 받는 것 같더라. 캐릭터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평가는 주관적이니까 좋게 봐주는 분들도 있고 직설적인 분들도 있더라. 하지만 내가 상처를 받는 것 같아서 아예 안 본다. 그러니까 괜찮아졌다.




Q. ‘선재 업고 튀어’뿐 아니라 전작들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출연한 예능 영상들도 발굴(?)되고 있다.

A. 과거 영상이 하나씩 나오면서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의 나의 ‘삶의 반’을 같이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인간 변우석’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좋고 나도 즐기고 있다. 내가 이런 것을 찍었다고? 싶은 영상들도 있었다. ‘선재야 나 여기까지 왔어’ 그런 댓글도 재밌더라.


Q. ‘선재 업고 튀어’가 변우석에게 남긴 의미와 앞으로의 각오를 전하자면.

A. 선재를 사랑해 주신 만큼 내가 생각한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다음 작품도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 선재로 많이 알아봐 주셨지만 그 전에도 최선을 다했듯이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으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Q. 차기작은 정해졌나. 완전히 색다른 변신도 시도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A. 스스로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차기작을 선정하게 되면 캐릭터적으로 깊게 보면서 변화를 줄 것 같다. 악역도 재밌었고 로코도 좋았다. 대본을 읽을 때 내가 많이 이해되고 감정의 동요가 있으면 장르를 떠나 선택하고 싶다. 내가 뭘 잘하고 못한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연기를 많이 못 해본 것 같다. 감정적으로 이해하고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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