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앞둔 가운데 ‘CCTV 영상’ 오보를 낸 JTBC가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슈가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인도에서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 넘어지면서 도움을 주려던 경찰에 적발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훨씬 넘어서는 ‘만취 상태’. 면허취소 처분과 더불어 경찰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7일 JTBC는 ‘뉴스룸’을 통해 ‘슈가 음주운전 CCTV 최초 공개’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내놨다. 내용은 용산구 나인원한남 반대편 방향 10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한 인물의 담긴 CCTV 영상. JTBC는 보도 당시 이 인물을 슈가로 지칭했다. 하지만 해당 인물은 슈가가 아니었다.
14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슈가는 ‘만취 운전’을 하던 그날 밤 나인원한남 인근 도로에서 전동 스쿠터를 탄 것이 아닌 나인원한남 정문까지 이어지는 인도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다 나인원한남 입구 쪽으로 방향을 틀던 중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다. 이를 지나가던 경찰 기동대원 3인이 발견하고 슈가를 도와주려다가 만취 사실을 확인하고 음주운전 혐의로 슈가를 입건한 것.
즉, JTBC의 CCTV 영상 보도는 명백히 오보였다. 이에 JTBC는 뒤늦게 16일 ‘뉴스룸’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최재원 앵커는 “저희 ‘뉴스룸’은 지난 7일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 사건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 첫 부분을 전동 스쿠터를 타고 대로를 지나가는 CCTV 영상을 방영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영상 속 남성이 슈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혼선을 드린 점 사과한다”고 사과 입장을 전했다.
JTBC 오보는 분명히 문제 삼아야 한다. 다만, 새롭게 공개된 CCTV 영상 속 슈가 모습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도로 주행도 문제지만, 인도에서의 주행은 더 문제다. 심지어 역방향 주행도 확인된다. 인도 주행, 인도 역방향 주행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여러 사례가 보도되는 만큼 교통사고 관련해 심각성이 뚜렷하다. 심지어 산책로에서도 보행자를 위해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의 탑승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도로 주행이 아닌 상황이 확인됐으니, 슈가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 해당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임은 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하이브 산하)은 앞서 두 차례 입장문을 내놨다. 1차 입장문은 경찰이 발표한 것과 달리 ‘전동 킥보드’로 입장문을 정리해 사건 은폐 및 축소 의심을 받았다. 그러자 빅히트 뮤직은 2차 입장문으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빅히트 뮤직은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에게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 여러 정황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서둘러 입장문을 발표해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당사에서는 아티스트가 이용한 제품을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했다.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일각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보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말한 것에 대하여 거듭 사과한다. 향후 해당 제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분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범칙금 부과 및 면허 취소 처분 관련해서는 “지난 6일 아티스트는 현장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한 뒤 바로 귀가 조치 됐다. 당사와 아티스트 모두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추어, 내부 커뮤니케이션 착오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빅히트 뮤직은 “무엇보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기간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데 대해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 고개 숙여 사과한다. 실망하셨을 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향후 경찰의 추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며,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