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 앵커, 데뷔 36년 만에 방송에서 첫 눈물 (강연자들)
백지연 앵커가 데뷔 36년 만에 방송 중 처음으로 눈물을 쏟았다.
27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서 백지연 앵커가 ‘결국 해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백지연은 당당한 이미지와는 달리, 유년 시절 종손집의 딸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랐던 과거를 고백했다. “나를 낳아 죄인이 된 엄마를 위로하며 자랐다”며 5살 때 엄마에게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될게”라고 다짐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놔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또한, 아버지의 잘못된 빚보증으로 집안이 기울어 대학 등록금조차 내기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으며, 화려한 MBC 뉴스데스크 간판 앵커로 데뷔했지만, 당시의 혹독한 시기와 성차별을 이겨내야 했던 이야기도 털어놨다.
싱글맘으로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백지연은 아침 뉴스를 선택했던 이유가 어린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였다고 고백했다. “새벽 3시에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 때, 아들의 울음이 멈출 때까지 현관 앞에 서 있었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백지연의 아들은 지난해 6월 HL그룹 정몽원 회장 차녀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에 그는 며느리를 처음 만났던 날을 회상하며 “아들이 그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다. 기쁜 날이었다. 며느리가 처음 인사 온 날 가슴이 너무 너무 떨리더라. 생방송하는 것 보다 더 떨리더라”고 말했다.
백지연은 “제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나왔다. 제가 왜 눈물이 나오나 했더니 아들 키울 때 항상 기도를 해줬다. ‘어디선가 자라고 있을 그 아이도 축복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며 “예비 며느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네가 그 아이구나. 내가 평생 기도했던’이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또 백지연은 아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 아들 정말 잘 생겼다. 온라인에 사진 한 장도 없다. 결혼사진, 증명사진 올라와있는데 우리 아들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를 올려놓고 남의 아들이라고 하나”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동안 강인한 이미지로만 비춰졌던 백지연의 뜻밖의 눈물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꾸며지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한 ‘강연자들’ 첫 방송이었다.
사진=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