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은 2015년 스크린 데뷔작인 ‘오늘의 연애’와 2018년 ‘궁합’에 이어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는 스님이 된 아들 때문에 대대로 이어온 만둣집을 물려 줄 수 없게 되자 어느 날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승기는 영화에서 그 ‘문제’의 아들로 나서, 30년간 만두 맛집을 자랑하는 평만옥의 사장 김윤석과 호흡을 맞춘다.
개봉을 앞두고 단연 화제가 된 것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뚝심’을 자랑하는 김윤석의 ‘빨간 머리’와 이승기의 ‘민 머리’다. 특히 이승기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까운 ‘변신’을 감행했다.
이승기는 영화에서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출가한 스님 역할 위해 직접 삭발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패션의 완성은 헤어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자 배우에게 중요한 ‘외형적인 요소’ 중 하나인 헤어스타일을 바뀌기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이승기에게 이런 고민자체도 사치에 불과했다.
이승기가 실제로 머리를 삭발한 건은 2년 전이다.
2022년 연말 열린 한 시상식에서 머리카락을 ‘빡빡’ 밀고 무대에 올라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당시 이승기는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소속사와 심한 갈등을 겪었던 터라 달라진 심경의 변화로 삭발을 감행했다는 시선이 나왔다.
하지만 이승기는 당시 촬영 중이었던 이번 영화의 캐릭터를 언급하며 시청자들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고, 삭발 후 석 달 넘게 가발까지 써가며 삭발 사실을 감추기도 했다.
이승기는 22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촬영 시작 전 삭발에 대해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절대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김윤석 선배님과 연기해 보는 게 훨씬 더 큰 꿈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영화에서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긋하게 늙은 모습도 선보인다.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백발과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분장으로 세월의 고단함을 표현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