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택시운전사’ 등 역주행
‘서울의 봄’은 계엄령 사태가 벌어진 이틀 뒤인 5일 넷플릭스 많이 본 영화 순위 1위에 올라 8일 현재까지도 순위를 지키고 있다. 극장·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합 콘텐츠 랭킹 차트 키노라이츠에서도 ‘모아나2’ ‘소방관’ 등 극장 상영 중인 신작들을 모두 제치고 영화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송강호 주연의 2017년 영화 ‘택시운전사’ 역시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에서 영화 순위 5위권 안에 재진입했다. 실존 인물인 외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모티브로 한 피터 역을 연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개인 SNS에 ‘택시운전사’ 촬영 현장 사진과 함께 “한국의 과거에 대한 영화, 라고 생각했었다”는 글을 올리며 국내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격동의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대중 관심이 높아지며 배급사 NEW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인 ‘잇츠뉴 ItsNEW’에 ‘긴급 편성’이란 타이틀과 함께 2013년 영화 ‘변호인’ 본편을 무료로 공개했다. ‘변호인’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는 대사로 유명하다.
봉준호·박찬욱 감독, 사진제공|CJ ENM
이런 상황에서 주요 영화인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81개 영화 단체와 봉준호·박찬욱·장준환 감독, 배우 문소리·고민시 등 3007명의 전·현직 영화인, 영화과 학생과 관객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면서 “이제 대한민국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신속하게 윤석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란 입장을 내놨다.
한편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맥스무비를 통해 “어처구니없는 계엄령 선포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한민국은 피를 흘려가며 민주주의를 힘겹게 지켜냈다”라며 “한 사람 때문에 엉망이 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개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