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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브로큰’에서 그는 동생의 죽음을 예견하는 소설을 발견하게 되자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추적하는 형 민태 역을 맡았다. 조직을 떠나 일용직을 전전하는 삶을 살던 남자가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거친 본성을 드러내는 캐릭터의 동물적인 모습을 본능적으로 연기한 하정우는 “이런 날 것의 캐릭터는 오랜만”이라며 “그렇기에 인위적이지 않은 연기를 하려 했다” 밝혔다.
O“김남길과 로맨스 노린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맡았던 매끈한 캐릭터와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하며‘오히려 대중이 좋아했던 나의 모습이 이런 게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최근 시작한 SNS에 ‘자연인’에 가까운 사진을 올릴 때마다 팬들의 반응이 더 뜨거운 것을 보며 더 실감한다고 했다.
“촬영 당시 코로나로 거의 자연인의 상태로 사느라 경락도, 관리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했어요. 체중도 지금과 거의 7~8kg 차이 나는 90kg에 육박하는 상태였어요. 몸놀림 자체가 달라지더라고요. 게다가 감독님뿐만 아니라 여러 키(Key: 주요)스태프도 지금까지 저와 호흡을 맞춰 본 적 없는 새로운 분들이라 새로웠죠.”
극 중 동생의 죽음을 예견하는 소설을 쓴 작가 호령을 연기한 김남길과는 2020년 ‘클로젯’ 이후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그는 다음에는 김남길과 BL(동성애 코드) 장르에서 만나고 싶다고 ‘폭탄 발언’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제가 사전에 남길이와 사전 약속 없이 말한 거라 당황한 것 같았지만, 본인도 나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해요. 여자로 따지면 남길이는 제니퍼 로페즈 같은 매력이 있는 친구죠. 열정이 남다른 친구예요. 그런 열정을 떠올리며 히스패닉 계열의 여성이 떠올라요. 대표적으로 제니퍼 로페즈 같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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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큰’ 스틸,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이번 영화의 연출자는 독립영화 ‘양치기들’ 이후로 처음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한 김진황 감독이다. 허정우는 앞서 ‘하이재킹’ 김성한, ‘클로젯’ 김광빈 등 충무로의 다른 톱배우들과 달리 신인급 혹은 입봉 감독들과 꾸준히 호흡을 맞추는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꼭 신인 감독들과 함께해야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저 제안받은 시나리오가 받았고 선택했을 뿐이에요. 저는 절대 기성 감독님과 신인 감독님을 구별해서 생각하지 않아요. 생각해 보면 저는 처음부터 유명한 감독님들한테 제안을 많이 받지 못했어요. 함께 했던 유명한 감독님들을 돌이켜 보면, 저와 작업을 했을 땐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전이 많았죠.”
최근에는 배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로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내 개봉 예정인 연출작 ‘로비’의 후반 작업과 또 다른 연출작 ‘윗집 사람들’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연출을 시작하고 배운 게 많아요. 일단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기분 나쁜 표정을 짓지 말자, 콜타임은 칼같이 지키자 등이요. 하하! 또 시나리오를 받으면 일주일 안에 답을 줘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연출을 하고 나서 진짜 그러고 있고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