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가슴에 불 지핀 ‘퇴마록’, 극장가 ‘최강 복병’ 된 이유

입력 2025-03-08 08: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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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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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30~40대 관객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퇴마록’이 극장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악에 맞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퇴마록’은 1993년부터 PC통신 하이텔 게시판에 연재됐던 웹소설이자 단행본 판매량만 무려 1000만 부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장르 소설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O국산 애니메이션 한계 깼다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퇴마록’은 개봉 첫날인 지난달 21일 박스오피스 2위로 깜짝 등판해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3위권을 유지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마블 히어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등까지 제치며 7일까지 누적 관객 33만8301명을 모았다. 아동 관객을 겨냥하는 작품이 대부분인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퇴마록’의 이 같은 흥행은 이례적인 성과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애니메이션과 견줄 정도로 화려한 3D 그래픽과 감각적인 디자인, 역동적인 액션 연출 등으로 인해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크린X 포맷으로도 상영 중이다.

관객의 뜨거운 호평까지 이어지며 CGV 골든 에그 지수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91%)를 앞서는 96%를 기록하는 등 각종 평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더불어 북미, 남미, 독일, 대만 등 12개 국가에 판매돼 해외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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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중장년층의 지지…예능까지 나온다



이러한 ‘퇴마록’의 흥행 중심에는 1990년대 원작 소설에 열광했던 중장년층 관객들이 있다. CGV 예매 관객 분석에서도 ‘퇴마록’의 예매 관객 중 30~40대가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드물게 50대 관객도 17%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2023년 개봉해 어린 시절 원작 만화를 즐겼던 30~40대 관객의 막강한 지지에 힘입어 장기 흥행에 성공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도 비교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전자책 서비스 밀리의 서재에서 소설 분야 주간 베스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이도 다시금 폭증한 가운데, 애니메이션에는 담기지 못한 원작 소설 속 여러 설정과 세계관을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들까지 빠르게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견인한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티빙은 ‘퇴마록’을 콘셉트로 한 예능 제작까지 나섰다. 티빙은 “소설 ‘퇴마록 내 세계관을 차용한 오컬트 액션 어드벤처 예능 ‘신: 퇴마록’(가제)을 2026년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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