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쇼박스·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박병은은 4월 2일 개봉하는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에서 제품의 기술력이 아닌 ‘로비 실력’으로 큰 성공을 거둔 ‘로비왕’이자 사업가 광우 역을 맡았다. ‘진상 캐릭터’가 가득한 이번 영화에서 사실상 ‘메인 빌런’ 역이다.
극 중 광우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오랜 친구였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의 기술을 빼앗는 치사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 냉혈 인간으로, 로비에 어리숙한 창욱과 달리 국책 사업 지원 결정권자인 조장관(강말금) 입맛에 딱 맞춘 골프 로비를 준비해 국책 사업 지원이 절실한 창욱의 뒤통수를 다시 한번 치려 한다.
특히 그는 조장관 같은 권력자 앞에선 굽신대면서도, 만만한 창욱은 함부로 대하는 전형적인 ‘강약강약’ 태도는 물론 말할 때마다 초등학생 수준 영어를 섞는 허세 가득한 말투 등으로 ‘밉상’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박병은도 이번 캐릭터를 “가장 이상하고 퇴폐적인 역할”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로비’ 개봉에 앞서 19일 공개 이후 호평을 얻고 있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퍼나이프’에선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취과 전문의 의사 한현호 역으로 ‘로비’완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고 불법 수술을 하는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세옥(박은빈)의 수술 파트너이기도 한 그는 병들고 가난해 수술 기회를 얻기 힘든 사람을 돕기 위해 세옥의 불법 수술을 어쩔 수 없이 묵인하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박병은은 “내가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선하고 악의 없는 인물”이라며 “세옥이 생명을 살리는 모습에서 존경심을 느낌과 동시에 합법적인 수술을 하지 못하는 걸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캐릭터”라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