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와 파라솔  (사진제공=스튜디오 마음C)

미도와 파라솔 (사진제공=스튜디오 마음C)


“이 밴드, 진짜 밴드 맞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시작됐지만, 팬들의 마음에는 진짜 밴드로 자리 잡은 팀이 있죠. 바로 미도와 파라솔입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시작된 이들의 음악이 4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집니다.

오는 4월 20일,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OST로 컴백하는 거예요.
‘슬의생’의 감정선을 더욱 짙고 푸르게 만들었던 그 음악. 이번에도 역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도와 파라솔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드라마 속 밴드여서만은 아니었죠. 무엇보다 이 밴드의 두 축, 조정석과 전미도는 뮤지컬계의 S급 배우였습니다(현재형이기도 합니다).

조정석은 뮤지컬 헤드윅 마니아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로 예쁜 헤드윅’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배우입니다. 짙은 화장에 긴 속눈썹, 붕붕 띄운 노란 가발을 뒤집어쓴 조정석이 얼마나 예쁘고 섹시했게요. 게다가 그의 기타 실력은, 그냥 ‘배우치고 잘한다’의 수준이 아닙니다. 원래 클래식 기타 전공을 꿈꾸고 실제로 준비했던 기타리스트 지망생이었죠.

연기와 음악으로 밥 먹고 사는 뮤지컬 배우들 중에는 ‘기타 좀 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런 배우들도 조정석 앞에서는 슬그머니 기타 피크를 뒷주머니에 넣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전미도는 말해 무엇할까요. 노래도 잘하지만, 그보다 더 강렬했던 건 연기였습니다. 다른 여배우들 긴장 바짝 시키는 연기력이었죠. 무대에서는 그야말로 존재감 빵빵 발산. 전미도는 그런 배우였습니다.
이렇게 실력 있는 배우들이 모였으니, 드라마 속 밴드라 해도 얕볼 수 없는 실력과 분위기를 갖췄던 겁니다.

‘파라솔’의 진짜 의미? 대학로의 밤이 깃든 이름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추측과 해석이 있습니다. 유일한 여성멤버인 미도를 받쳐주는 파라솔이라는 해석이 많았죠.
그런데 ‘대학로 밥’ 좀 먹었다는 오래된 공연 마니아들의 뇌피셜은 좀 다릅니다. 미도와 파라솔의 ‘파라솔’은 대학로의 명물 호프집 ‘파라솔’에서 슬쩍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공연 마치고 밤늦게 배우들이 모여 생맥주에 스팸후라이, 냉골뱅이로 하루를 마무리하던 곳. 대학로 ‘파라솔’은 그런 밤의 감성, 배우들의 고단함과 자부심, 보람이 뒤섞여 배어 있는 장소였습니다.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소주잔, 맥주잔을 기울이다 흥이 오르면 기타를 꺼내 노래 한 곡 뽑기도 했지요. 그런 올드 감성이 이 밴드 이름 안에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정겹고 따뜻해집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