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판도 뒤흔든 ‘케데헌’…단 이틀 상영으로 美박스오피스 1위

사진제공｜넷플릭스

‘케데헌’이 급기야 극장까지 삼키고 말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또 하나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틀에 걸친 특별 상영 ‘싱어롱 이벤트’만으로 최신 개봉작들을 모조리 제치고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케데헌’은 현지시간 23일과 24일 북미 일부 도시 극장에서 진행된 ‘싱어롱 이벤트’ 상영을 통해 1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50억 원의 극장 수익을 거두며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이틀에 걸친 한정 상영이었음에도 ‘웨폰’(1560만 달러), ‘프리키 프라이데이2’(920만 달러) 등 금요일 집계까지 포함된 정식 개봉작들을 모두 제치며 극장가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번 성과는 북미 최대 규모 극장 체인인 AMC의 상영 없이 거뒀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AMC는 그간 OTT 콘텐츠의 극장 상영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고, 이번 ‘케데헌’ 상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최대 극장 체인’의 불참에도 ‘케데헌’은 AMC를 제외한 나머지 극장의 ‘대환영’ 속에 총 북미 1700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이는 2022년 극장 상영한 ‘나이브 아웃: 글래스 어니언’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극장 상영된 넷플릭스 영화 역대 최다 규모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1150개의 상영관이 매진된 것로 집계됐다.

‘케데헌’의 극장 상영을 둘러싼 폭발적 반응은 영화 속 수록곡들을 관객이 따라 부르는 ‘싱어롱 이벤트’ 방식과 맞물린 게 주효했다. 빌보드 ‘핫100’ 1위를 석권하기까지 한 ‘골든’을 위시로, OST가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은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TV용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노래하고, 춤추게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팝 엔터테인먼트’”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셜 미디어 리서치 회사인 렐리쉬믹스(RelishMix)는 또 다른 매체 데드라인을 통해 ‘케데헌’에 대한 압도적 SNS 언급량을 근거로 들며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응원가처럼 거대하고 황홀했다. 종교적 헌신에 가까운 분위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