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에게 올해는 국민 MC로서 ‘정리’가 많았던 해다.
출연자 교체 또는 하차는 예능판에서 늘 있어왔지만, 올해들어 ‘유독’ 변화의 주요 장면마다 유재석이 중심에 서 있었다. 제작진 및 플랫폼의 결정이더라도, 시청자가 체감하는 감정의 종착지는 ‘유재석 예능’이라는 프레임으로 수렴한다. ‘국민MC’라는 타이틀이 축복인 동시에 부담으로 작동하는 이유다.
유재석은 17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유퀴즈)’을 조세호 없이 스튜디오에서 ‘홀로’ 진행했다. 방송에서 그는 조세호의 부재를 직접 언급하고는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 또한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동료의 공백’을 설명하고 정리하는 역할까지 유재석이 짊어져야 했던 순간이다. 

유재석을 둘러싼 올해의 변화는 ‘유퀴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BC ‘놀면 뭐하니?’는 주요 출연자였던 이미주와 박진주가 5월 31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며, 멤버 구성에 재정비를 가졌다. 제작진은 논의 끝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애청자들은 “유재석이 이끄는 팀에서 누군가가 떠나는 장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SBS ‘런닝맨’ 역시 올해 작은 풍파를 맞은 바 있다. 방송인 지예은이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고, ‘임대 멤버’로 합류했던 최다니엘 역시 14일 하차했다. 여기에 연출자였던 최형인 PD까지 출산을 이유로 하차하며, 프로그램 안팎의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 과정에서도 유재석은 방송에서 직접 하차 소식을 전하고 공백을 메우는 진행을 이어갔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문제는 ‘하차’가 그저 ‘개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이이경을 둘러싼 이른바 ‘음담패설’ 폭로 논란이 확산되며 ‘놀면 뭐하니?’는 ‘하차 잡음’이란 초유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이경 본인이 나서 ‘직접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고, ‘놀면 뭐하니’ 제작진 또한 이를 인정하며 각종 해석이 난무했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의 의중이 작용한 듯하다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파문의 당사자인 이이경 측이 직접 나서 사실과 다름을 확인하기도 했지만, 일부 여론은 여전히 개온치않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재석이 아닌, 유재석 주변의 소요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방송가가 유재석이라는 안전 장치에 과도하게 기대는 구조를 드러낸 경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출연자 이슈가 생기면 ‘유재석’이 설명해야 하고, 개편이 있으면 ‘유재석’이 배웅해야 하며, 공백이 생기면 ‘유재석’이 채워야하는 상황이다.
한 예능 관계자는 “출연자 교체가 일상이 된 예능 환경에서 ‘국민MC’의 상징성은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힘인 것과 동시에 변화의 책임까지 끌어안아야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