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배우 전수경이 97세 아버지가 품어온 두 아들의 이야기를 처음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4일 밤 10시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에서는 ‘39년 차’ 배우 전수경이 아버지와의 일상을 최초 공개했다. 이날 방송은 전국 시청률 3.9%, 분당 최고 시청률 4.2%(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전수경은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쌍둥이 딸을 둔 근황을 전했다. 전수경은 “쌍둥이가 할아버지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소개하고 싶어 했다. 꼭 방송에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하며 아버지 자랑에 나섰다.

1930년생인 전수경의 아버지는 올해 97세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학창 시절 광복을 맞았고 20살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베트남전 파병까지 겪었다고 밝혔다.

전수경의 아버지는 ‘젊음’ 그 자체 같은 일상을 보여줬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하루를 시작했고, 거실로 나와 허리 스트레칭과 고관절 늘리기 등 운동을 이어갔다. 노래방 기계를 켠 뒤에는 노래와 무대 매너까지 갖춘 무대를 펼쳤다. 전수경의 아버지는 “노래 부르는 순간에는 잡념이 없다. 음악만 있으면 세상 다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임형주는 “저보다 더 건강하시다”고 놀랐다.

전수경은 사진 앨범을 꺼내 추억을 함께 정리했다. 전수경의 어린 시절 사진과 고등학교 졸업사진은 물론, 연극영화과 시절 유오성, 설경구, 박미선과 함께 찍은 과거 사진도 공개됐다. 전수경의 아버지는 “대학도 장학금 타 혼자서 알아서 했다. 공연한다고 초대도 해줬다. 공연 가면 ‘수경이 아버지 왔느냐’고 해주고 기가 더 살았다. 그날은 천국에 올라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수경이 앨범을 준비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전수경은 “오빠랑 저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족 사진첩을 보다가 옛날 오빠들 사진을 보게 됐다. 아무리 밝은 아버지여도 자식을 떠나보낼 때 심경은 무너지듯이 아팠을 텐데 그때 아버지는 어땠을까 궁금했다”고 말하며 두 오빠 이야기를 꺼냈다.

전수경의 아버지는 첫째 아들이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가 1시간도 되지 않아 물웅덩이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땅을 쳐봐야 소용이 있겠냐. 통곡하고 나 혼자 날뛰다 부축해 줘서 진정됐던 건 기억나는데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그냥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둘째 아들까지 뇌염으로 잃었다는 그는 “당시에는 왜 그렇게 병마가 많았는지…세상도 원망하고 땅을 쳐도 북을 쳐도 소용이 있겠냐. 그렇게 시련을 겪어가며 세월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한혜진은 “누가 그 마음을 헤아리겠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