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테러 당한 ‘흑인 인어공주’…글로벌 흥행은 ‘청신호’

입력 2023-06-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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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화 ‘인어공주’가 일부 누리꾼의 악의적인 별점테러 등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일부 누리꾼들 의도적 ‘별점 테러’
개봉 첫 주, 전세계 2617억원 수입
“인종적 다양성 넓혔다” 호평 쇄도
전 세계적으로 무차별 ‘별점 테러’에 시달리는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흥행 청신호를 켰다. 단지 흑인 배우를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이유로 각종 평점 사이트에서 일부 도를 넘은 악플 세례와 비상적인 평점이 쏟아지고 있지만, ‘흑인 인어공주’를 지지하는 전 세계 팬들과 “다양성을 넓혔다”는 평론가들의 평가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전 세계의 악의적인 평점 테러

바다에 사는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육지의 왕자 에릭을 구해주며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인어공주’는 5월 24일 한국 최초 개봉을 시작으로 전 세계 극장에 걸렸다. 영화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면서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개봉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개봉 후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불만을 품고 전 세계 주요 평점사이트에 의도적으로 최하점 평점을 쏟아내는 일명 ‘별점 테러’를 퍼붓고 있다.

평점 테러 움직임이 계속되자 세계 최대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IMDb는 평점 집계 방식을 일부 수정하고 “비정상적인 평점 활동이 감지됐다. 평점 시스템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대안적인 가중치 계산법을 적용했다”고 공지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영화의 성공을 방해하려는 인종차별주의자들로 인해 세계 최대 영화 사이트가 등급 시스템을 조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프랑스 알로씨네, 독일 무비파일럿, 한국 네이버 영화 페이지 등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목하며 “한국 개봉 첫날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서 영화가 1.96점(10점 만점)을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


●굳건한 ‘인어공주’의 힘!

이 같은 악의적인 별점 테러와 악플 등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온라인에서 남을 괴롭히고자 반복적으로 행하는 폭력적 표현과 행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는 흥행 시동을 걸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 나흘 동안 전 세계에서 1억 9778만 달러(2617억 원)를 벌었다. 첫 주 북미에서만 9550만 달러(1260억 원)의 오프닝 수입을 거둬 2019년 ‘알라딘’ 실사 영화의 오프닝 기록(9000만 달러)을 넘어섰으며 미국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29일) 흥행 수입 역대 5위에 올랐다.

SNS에는 세계 각국에서 인어공주 의상을 따라 입고 영화를 관람한 인증샷도 쏟아졌다. 특히 영화를 보고 기뻐하는 어린 흑인 소녀들의 리액션이 담긴 영상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화가 인종적 다양성을 넓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고 열띤 반응을 보냈다.

할리 베일리는 “악의적인 사이버불링엔 신경 쓰지 않는다”며 “(흑인 소녀들의) 반응 볼 때마다 벅차오르고 눈물이 난다. 그 아이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바라볼 사람이 있으며 또 스스로 자격이 있다는 걸 알아간다는 사실이 날 치유한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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