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웰메이드 영화 조용한 돌풍

입력 2024-04-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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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왼쪽), ‘남은 인생 10 년’.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바이포엠스튜디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흥행 이어 ‘남은 인생 10년’ 재개봉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예산 삭감으로 위기
‘괴물’에 이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은 인생 10 년’ 등 웰메이드 일본영화들이 잇달아 국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이렇다 할 화제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한국 독립·예술영화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마츠 나나와 사카구치 켄타로가 주연한 멜로 영화 ‘남은 인생 10년’이 3일 1년 만에 재개봉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4일째 지켰다. 소규모로 개봉해 전체 2.6%(6일 기준)에 불과한 좌석 밖에 확보하지 못했지만 판매율은 32.7%로 현재 극장 상영작 중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남은 인생 10년’ 재개봉 전까지는 지난달 27일 극장에 걸린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일찍이 전 세계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영화들이 국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를 잇달아 장악하고 있다. 일본 실사 영화로서는 21년 만에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지난해 11월 개봉해 올해 1월 초까지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대표적이다.

반면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파수꾼’, ‘죄 많은 소녀’, ‘남매의 여름밤’, ‘벌새’ 등 화제작을 꾸준히 내놓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화계 정부 지원금까지 대폭 삭감돼 독립·예술영화계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영화발전기금 예산을 전년도 729억 원에서 36%나 감소한 469억 원이다. 이 가운데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과 개봉 지원 예산은 각각 40%와 33%가 삭감됐다. 이에 대해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는 “독립·예술영화와 R&D 중심으로 예산이 삭감되며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한국 영상콘텐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뿌리인 독립·예술영화와 영화산업을 둘러싼 생태계를 굳건하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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