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쿠니모토.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의 보고를 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쿠니모토에게 K리그 공식경기 출전을 60일간 금지하는 활동정지 조처를 내렸다. 전북도 사건 닷새 만인 13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음주운전=잠재적 살인’이란 인식이 정착된 데다, 자동차기업(현대자동차)을 모기업으로 둔 전북인 만큼 결별은 당연했던 수순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일탈행위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축구를 비롯한 여러 종목에서 시즌 도중 음주는 물론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례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일각에선 시즌 중에도 선수들의 음주는 큰 문제가 없다고 지적한다. 맞는 얘기다. 필요할 경우 코칭스태프 또는 구단(팀)의 허락을 받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볍게 맥주잔을 기울이는 정도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일부 구단도 A매치 휴식기나 전지훈련지에서 음주를 곁들인 가벼운 회식을 하곤 한다.
쿠니모토의 음주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1 홈경기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시기적으로 적절히 않았을 뿐더러 음주운전까지 더해졌다. 과거에도 종종 여러 구단에서 음주운전을 한 핵심선수에게 자체 징계를 내렸는데, 대부분 시즌 중 벌어져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선수들의 불필요한 행동은 비단 음주만이 아니다. 몇몇은 경기 전날 새벽까지 온라인게임을 즐기거나 늦은 밤 스크린골프장을 찾곤 해 구단과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온라인게임도, 스크린골프도 별일 아닐 수 있으나 대개는 훈련과 실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마다 허술한 선수단 관리가 도마에 오른다. 하지만 구단 사무국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훈련, 식사, 팀 미팅 등의 공식 스케줄 외 일과시간까지 전부 챙길 수는 없다. 선생님이 하교한 학생들을 일일이 따라다닐 수는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결국은 프로의식의 문제다. 가깝게는 좋은 퍼포먼스, 나아가 롱런을 위해선 사생활 관리가 필수다. 선수들이 수도승처럼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상도 즐겨야 하나 자제도 필수다. 시즌 중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