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러프처럼? ‘0.178→301’ 라모스의 반전, ‘5월 팀 타율 0.332’ 두산 핵타선 만들었다!

입력 2024-05-13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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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라모스. 스포츠동아DB

다린 러프(38·전 삼성 라이온즈)는 KBO리그 외국인선수의 반전 사례를 언급할 때 빠짐없이 등장한다. 한국무대 첫해인 2017년 초반 18경기에서 타율 0.150(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쳐 2군에 다녀온 뒤 엄청난 반전을 이룬 끝에 2019년까지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삼성에서 3년간(2017~2019년) 4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 출루율 0.404의 성적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해 2023년까지 뛰고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러프의 성공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타자가 있다.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32)다. 첫 11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홈런 없이 8타점에 그치는 부진으로 2군을 다녀온 뒤 반등해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국내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온 상황에서 라모스까지 살아나자 4월까지 승률 5할을 밑돌았던(16승17패) 두산은 최근 8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라모스는 2군행 이후 19경기에서 타율 0.382, 4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강점으로 평가받던 콘택트 능력이 살아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5월 9경기에선 타율 0.452(31타수 14안타)의 맹타를 뽐내며 시즌 타율을 3할(0.301)까지 끌어올렸다. 성적이 올라가니 표정도 몰라보게 밝아졌다. 개막 직후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 데이비드 맥키넌(삼성 라이온즈) 등 새 외국인타자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속이 쓰렸던 두산 또한 이제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두산의 5월 팀 타율은 0.332에 달한다.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허경민(0.367), 양의지(0.347), 강승호(0.337)가 5월에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고, 양석환(29타점)과 김재환(27타점)은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내고 있다. 최근 라모스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덕분에 두산의 2~7번 타순은 그야말로 쉬어갈 곳이 사라졌다.

2군에서 성실히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의지를 보인 게 러프와 라모스의 공통점이다. 자존심이 강한 일부 외국인선수들은 2군행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이를 새 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선수들은 어떻게든 기회를 얻는다. 라모스는 “내가 1군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2군에서 스윙을 조금 고쳤다”며 “공격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코치님과 함께 훈련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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