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커미디어가 두 명의 AI 배우 계약을 공식 발표한 장면. 사진=야오커미디어 웨이보 갈무리

야오커미디어가 두 명의 AI 배우 계약을 공식 발표한 장면. 사진=야오커미디어 웨이보 갈무리 


중국의 한 드라마 제작사가 AI 배우와 전속 계약을 맺으면서, 중국 연예계에서도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 中 연예계 파고든 AI 배우…일각에선 거부감도

22일 펑몐신문(封面新闻)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콘텐츠 제작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는 야오커미디어는 최근 AI 디지털 배우 ‘린시옌’과 ‘친링웨’의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AI 기술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AI 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실제 배우처럼 운영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중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특성상 높은 효율성과 낮은 비용을 추구해온 만큼, 스케줄 조율이나 각종 리스크 없이 통제 가능한 AI 배우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현장에선 조연이나 단역 배우를 AI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부 시청자들은 AI 배우의 외형을 두고 “여러 연예인의 특징을 섞어 놓은 것 같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AI 애니메이션은 괜찮지만 AI 실사형 배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너무 섬뜩하다”, “실제 배우 얼굴을 짜깁기한 것 같다”, “중국 연예계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 AI 배우, 초상권·저작권 논란도

AI 배우의 외형이 실제 배우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법적 리스크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 잉커(盈科) 법률사무소의 저우추이쿤 수석 파트너는 베이징상보에 “여러 유명인을 닮은 AI 캐릭터는 민사상 권리 침해는 물론 부정경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일반 대중이 특정 스타를 직접 연상할 정도로 외형의 식별 가능성이 뚜렷할 경우, 초상권 침해 소지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조회수 2300만 회 이상을 기록한 AI 생성 숏폼 드라마 ‘교주인(鲛珠引)’은 사진작가의 원작에 등장한 모델 이미지와 메이크업을 무단 활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모델 측이 문제를 제기한 뒤 해당 작품은 플랫폼에서 내려갔고, 현지에서는 초상권과 저작권을 함께 침해한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AI를 둘러싼 우려는 이처럼 ‘닮은 얼굴’ 논란을 넘어 창작물 무단 활용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와 규범 정비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 역시 함께 나온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