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를 꼭 닮은 인형, 과연 판매될까

입력 2012-01-04 16: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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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회사 인아이콘즈(http://inicons.com)가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를 완벽하게 빼닮은 액션 피규어를 선보였다. 이 액션 피규어는 잡스의 생김새뿐 아니라 리바이스 청바지, 검정 터틀넥, 뉴발란스 스니커즈 등 그를 상징하는 아이템을 그대로 재현했다. 높이는 12인치(약 30cm)이고, 배송비를 제외한 가격은 미화 99.99달러(한화 약 12만 원)다. 인아이콘즈는 조만간 예약판매를 실시하며, 2012년 2월 말께 전세계 배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티브 잡스 액션 피규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현실감은 (이전에 선보였던 제품과 달리)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안경 2개, 탈착이 가능한 손 3쌍, 검정 터틀넥, 청바지, 검정 가죽 벨트, 검정 양말, 스니커즈, 의자, 기조연설 배경화면, 심지어 애플을 상징하는 사과 2개까지(하나는 한입 베어먹은 모양) 구성품도 다양하다. 원한다면 이 구성품을 조합해 애플 개발자 행사에서 강연을 펼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다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미니어처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인아이콘즈는 “천재적이고 위대한 발명가이자 선지자인 스티브 잡스에게 이 제품을 바친다”라며, “현재 공개한 버전은 시제품으로, 완성본의 외형과 색상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너희, 허락은 받은거니?

하지만 실제 이 피규어가 판매될지는 미지수다. 먼저 이 제품이 잡스의 유가족에게 초상권 사용을 허락받고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리고 조만간 애플측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중국 회사 MIC가젯이 만든 잡스 액션 피규어도 애플과 잡스 유가족들의 항의로 판매가 중단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MIC가젯은 궁여지책으로 잡스의 얼굴에 닌자 복면의 씌우고 잡스의 손에 (아이폰 대신) 수리검을 들린 ‘파인애플 CEO 피규어’를 내놓았지만, 이 역시 판매가 좌절됐다.


그렇다면 이번 액션 피규어를 만든 인아이콘즈는 판매를 강행할 뾰족한 대책을 세운 것일까? 이 ‘용감한’ 회사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인아이콘즈의 홈페이지에는 연락처만 적혀 있을 뿐, 회사 정보는 조금도 기재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메일 주소가 ‘sales@didusa.com’인 것으로 보아, 홍콩의 유명 액션 피규어 회사 DID(Dragon In Dream)가 북미 유통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DID의 액션 피규어가 대부분 12인치 규격인 것도 이를 방증한다.

몇 해전 DID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묘사한 액션 피규어를 출시한 바 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허락은 받지 않았다. 이 제품은 지금도 DID 홈페이지 한켠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오바마 액션 피규어도 문제 없이 잘 팔았으니,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일까?


완제품이 2월 말부터 배송된다고 했으니, 아직 애플이 대응할 시간은 충분한 셈이다. 인아이콘즈는 제품이 품절될 경우 예약자들에게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만일 판매가 금지되었을 경우에도 환불을 해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12만 원을 떼일 것을 감수하더라도 이 제품을 꼭 손에 넣고 싶은 애플 마니아가 아니라면, 애플의 대응을 지켜본 후 천천히 구매를 고민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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