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좋은 스피커, 크레이터 네소 N2/N4 시리즈

입력 2012-09-21 10: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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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제품을 접하고도 사람에 따라 평가기준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물건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피커 같은 음향기기다. 이는 듣는 사람(리스너)의 청력이나 취향, 그리고 경험이 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수백만 원짜리 스피커를 사고도 만족을 못하는 반면, 몇 천 원짜리 스피커도 소리만 잘 나면 별 불만 없이 쓰기도 한다. 스피커라는 게 원래 그런 물건이다.
이런 상황이니 스피커 제조사들은 제품을 설계할 때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음질을 높이자니 생산 단가도 껑충 뛰고, 디자인에 신경을 쓰자니 소비자의 디자인 취향이 워낙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던 둘 사이에 적정선을 찾아야 할 텐데 이게 결코 쉽지 않다.
올해 8월부터 루이컴(http://www.luicom.org/)을 통해 국내에 제품 판매를 시작한 크레이터(KRATOR)는 이런 고민에 대한 한가지의 대안을 제시한다. 크레이터는 대만에 본사를 둔 스피커 업체로, 독자 개발한 고유 디자인의 스피커를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크레이터는 자사의 독자 브랜드인 '네소(Neso)'를 운영하고 있으며, PC 스피커부터 본격적인 하이파이용 스피커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내놓은 제품은 네소 시리즈 중에서도 고급형에 해당하는 N2 시리즈와 보급형인 N4 시리즈다. IT동아에서는 그 중 2채널 스피커인 N2-20036 모델, 2.1채널 스피커인 N4-21U12를 입수해 면모를 살펴봤다.


세련미가 느껴지는 외형


크레이터 시리즈 스피커의 외형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스피커 유닛 전면을 덮는 그릴 커버가 없다는 것이다. 덕분에 한층 고급스런 느낌을 주고 음향이 출력되는 과정에서 왜곡이 생길 염려도 적다. 다만, 아무래도 외부의 충격에 다소 취약한 면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는 사용자 각자가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N2-20036는 수재로 다듬은 MDF(합판과 유사한 목재의 일종) 재질의 인클로저(통)를 채용하였으며, 총알헤드 디자인의 콘 드라이브 유닛을 갖춰 상당히 고급스런 인상을 준다. 디자인만 봐서는 수십만 원 대의 고가 스피커가 부럽지 않다.


N4-21U12의 경우,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급스런 느낌은 N2 시리즈에 비해 덜하다. 하지만 물방울 형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디자인은 고급스럽지는 않을지언정 세련된 것은 분명하다. 이런 형태의 스피커는 노트북 같은 IT기기와 함께 쓰기에 잘 어울린다. N4-21U12는 USB 포트를 통해 공급받으므로 기능적으로도 PC와의 궁합이 좋다.

다루기 쉽고 활용성 높은 인터페이스


N2-20036는 조작, 접속에 쓰이는 인터페이스 구조가 간결해 활용성이 높은 편이다. 우측 스피커 측면에 볼륨 조절용과 톤(Tone) 조절용 노브(다이얼)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톤 조절 노브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날카롭게,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묵직하게 소리의 특성이 변하니 취향에 맞춰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측면에 헤드폰 출력, 후면에는 2채널 RCA 규격의 음성 입력 포트가 있다. RCA 규격의 포트는 다양한 AV기기에서 쓰이므로 PC 외에도 DVD 플레이어나 비디오 게임기 등을 N2-20036에 연결할 수 있다.


보급형 제품인 N4-21U12는 한층 더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우측 후면에 볼륨 조절 노브 및 베이스(저음) 조절 노브가 있을 뿐이다. 그 외에 좌측 스피커와 저음 전용 서브 우퍼 스피커로 음성 신호를 보내는 포트가 2개 있지만 어차피 이건 기본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인터페이스이니 특색이랄 것은 없다. 다만 헤드폰 출력 포트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듣기 편한 담백한 소리, 개성은 다소 부족?


다음은 이 스피커들의 소리를 직접 들어볼 차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가요 10여 곡, 그리고 교향악, 소나타와 같은 클래식 음악을 우선 들어보았으며, 영화 및 게임도 구동해 보면서 느낌을 비교해봤다.



고급형 제품인 N2-20036의 소리는 한마디로 '담백'하다. 자극적인 고음이나 과장된 고음이 없으며, 상대적으로 중음이 충실해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게임이나 영화를 감상할 때 각종 효과음이나 대사가 명료하게 전달되어 만족도가 높았다.
한편, '둥둥'하는 느낌으로 울리는 저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N2-20036의 소리가 심심하게 느껴 질 수 있겠다. 톤 조절 노브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 음색을 바꿔봤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스피커의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 분명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성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보급형 제품인 N4-21U12의 경우, 아무래도 하위 제품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출력이나 소리의 명료도는 N2-20036 보다는 한 수 아래다. 하지만 고음이나 저음 보다 중음 쪽이 충실한 기본 성향은 유사했다. 특히 보급형 스피커 중에는 볼륨을 높이면 소리가 찢어지거나 노이즈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N4-21U12는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기본적인 품질 면에서는 합격 점을 줄만 했다. 다만 저음 전용 서브 우퍼 유닛을 가진 2.1채널 스피커임에도 저음이 생각보다 약한 점은 다소 아쉽다.

디자인은 합격, 소리도 무난, 문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스피커라는 제품은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가치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홍보나 마케팅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상당수 소비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나 미려한 디자인을 보고 스피커를 고른다. 하지만 크레이터는 지난 달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상륙했기에 아직 이렇다 할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행히도 디자인 면에서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한 두 모델 외에 해외 시장에 출시한 크레이터 스피커의 외관을 살펴보니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소리 자체도 개성은 부족하지만 이 정도면 누구나 들어줄 만 하리라 예상한다.


다만, 요즘 워낙 저가 스피커가 많다 보니 크레이터를 잘 모르는 상황에선 (2012년 9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14만 원 내외로 팔리는 N2-20036, 5만 원 내외의 N4-21U12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크레이터의 이미지를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한 유통사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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