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컨퍼런스] 스타트업 기획,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만들기

입력 2013-06-07 17: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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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이 모여 자사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비즈니스 교류를 확대하는 자리가 열렸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패스트트랙아시아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초청해 개발, 영업, 마케팅, 기획 전략을 공유하는 'FAST 컨퍼런스(FAST Conference)'를 디캠프(D.Camp)에서 4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스타트업들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펼치고, 각 분야별로 스타트업 운영에 필요한 지식을 나눴다. 또한 스타트업 종사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활발히 교류하는 'D 파티(D. Party)'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개발&엔지니어 파헤치기', '영업, 맨땅에 헤딩하지 말자', '마케팅&홍보, 부족한 환경에서 추진하기', '기획,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만들기' 등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각 주제별로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박지웅 대표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획,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만들기 세션에는 케이크워크 이창훈 공동창업자, 울트라캡숑 이성원 공동창업자, 굿닥 김기풍 이사, 그린몬스터 하지수 대표, 노리 김서준 부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Q. 회사에서 기획의 역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또한 서비스 기획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김서준 부대표: 기획자의 역할은 영화 감독과도 같다. 영화에는 멋진 배우와 화려한 영상 효과, 적절한 대사, 카메라 각도 등의 요소가 담겨 있다. 영화를 만들 때 이와 같은 요소를 상상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바로 영화 감독이다. 마찬가지로 기획자란 개발자나 디자이너들과 함께 서비스를 구상하고, 서비스의 가치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역할을 총체적으로 담당한다.

하지수 대표: 그린몬스터의 경우 기획자라는 직책이 없다. 각 멤버들의 기획력이 모두 출중해 기획자를 따로 두지 않았다. 기획자가 없으니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단점은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김기풍 이사: 각 회사마다 ‘대체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라는 기획자 무용론이 제기되곤 한다. 그러나, 개발이나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하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기획자는 모든 일을 다 챙기고 아우르는 사람이다.

이성원 공동창업자: 울트라캡숑도 기획자가 따로 없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1인 다(多)역을 할 테니 기획자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기획자의 역할은 모든 사람들이 기획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획자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로 아울러 회사 전체의 니즈를 마련해야 한다.

이창훈 공동창업자: 기획자란 사업의 운영 방향과 철학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이다. 케이크워크는 남성 패션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다. 패션 시장은 감성이 주를 이루고, 케이크워크가 추구하는 피팅 서비스는 이성이 주를 이루는 분야다. 이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기획하고 있다.

Q. 서비스가 시장에서 한 번에 호응을 얻기란 쉽지 않다. 성공 확률을 몇 퍼센트로 생각하나. 또한, 기획이 잘못되었을 때는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리나

이창훈 공동창업자: 서비스를 기획하며 성공 확률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만약 그게 가능했다면 애초에 시장을 평정하지 않았을까. 케이크워크는 모든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해 서비스를 만들고, ‘잘 될 것이다’라며 밀어붙이는 편이다. 서비스가 잘못됐다면 기획보다는 서비스 실행이나 운영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 향후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면 실패한 서비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성원 공동창업자: 서비스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이거 봐, 내가 안될 것 같다고 했잖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획이란 모두가 동의해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이라면 100%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순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 때는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제 경험상 ‘이 일은 지금 해야 한다’, ‘이 일은 안 되겠다’라는 것은 한 순간에 촉으로 오는 것 같다. 업무 프로세스별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한다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김기풍 이사: 성공의 기준과 성공을 체크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서비스 출시 며칠 뒤, 몇 달 뒤의 기준이 달라야 한다. 이성원 공동창업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불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안 되겠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도중에 의욕을 잃거나 포기하기 십상이다. 또한, 서비스를 내놓고 성공할 확률은 로또에 가깝다. 일을 진행하며 성공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초심으로 정진하면 되겠다.

하지수 대표: 그렇다.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몬스터의 경우 ‘플라바 2.0(Flava 2.0)’을 내놓으며 서비스 기획에 딜레마를 겪었다. 9개월 동안 고생해서 2.0 버전을 내놓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언어로 온갖 욕을 먹었다(웃음). 게다가 아이폰 사용자들은 악평을 했고,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호평을 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사용자의 피드백을 참고하되, 스스로를 믿고 추진하기로 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서준 부대표: 서비스 기획 전, 사업에 필요한 경험이나 철학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흔히 스타트업은 제품을 출시한 뒤 빨리 피드백을 받고, 빨리 문제점을 바꿔나가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느린 방법을 택했다. 노리는 수학 교육을 바꾸고자 시작한 팀이다. 팀원들이 모두 개발자였으니 플랫폼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지만, 교육이란 몇 달 준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수학 학원을 차렸다. 약 3,00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커리큘럼도 만들어 봤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하고 나니 학생들이 왜 수학을 어려워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기획을 할 수 있었다.

Q.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각각의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나?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획자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서준 부대표: 기획자, 즉 프로덕트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의,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할 때는 반드시 문서로 전달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막연하게 구두로 진행하면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수 대표: 그린몬스터의 슬로건은 ‘상대방을 배려하며 일하자’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각자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다투기 쉽다.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원활하게 협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며, 대화를 많이 나누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기풍 이사: 처음부터 기업 문화를 잘 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입사한 사람들이 기존에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멤버들부터 상대방을 존중하기로 했다. 멤버 간 존중과 신뢰가 있어야 성과가 나올 수 있고, 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성원 공동창업자: 울트라캡숑의 경우 모든 직원들이 글이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때는 결정을 미룬다. 당장 결정을 하게 되면,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택해야 한다고 우길 수도 있다. 그런데 1주일 정도 지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더라. 물론 무작정 일을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이창훈 공동창업자: 서비스 기획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모든 직원들이 이를 공유해야 한다. 전체적인 그림을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면, 단계별로 끊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방법도 있다. 또한 서비스를 만들거나 문제점을 개선할 때는 개발한 티가 나는가, 정답이 있는가, 빨리 끝낼 수 있는가, 이 3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일단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면 어제로 돌아갈 수 없으며, 하루하루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직원들이 이 3가지를 염두에 두었을 때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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