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대용 프로젝터면 내 방이 개인 영화관 '레이요R4'

입력 2014-07-18 1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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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 꼭 해봐야지' 소망한 것 중 하나가 내 방을 영화관처럼 꾸미는 일이었다. 깜깜한 방에서 빔프로젝터로 한쪽 벽에 영상을 쏘고,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시원한 맥주와 주전부리를 먹으며 영화를 보는 일... 아마 기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로망'일 거다.

실제 구매를 위해 빔프로젝터를 알아보기까지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장애물이 많았다. 비싼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설치의 복잡함과 그 거추장스러운 구성품들은 어찌할 것인가. 그저 일주일에 한두 번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던 기자에게 웬만한 콘솔 게임기만한 빔프로젝터의 크기와 치렁치렁한 선들은 너무 과했다. '포기하면 편하다'고, 그렇게 빔프로젝터는 뇌리 깊숙이 묻어둔 채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 최근 손바닥만한 크기의 피코 프로젝터를 맞닥뜨렸다. 손바닥에 올려놓을 정도의 작은 크기와 무게, 간편한 설치법과 손쉬운 연결까지... 이 정도면 부담 없겠다 싶은 물건이었다. 작은 크기 덕에 집, 사무실 등의 실내뿐 아니라 야외 캠핑 등 실외에 갖고 가 사용하기도 수월해 보였다. 자연히 피코 프로젝터에 눈길이 가던 차에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이하 CKBS)이 지난 3월 출시한 '레이요 R4(이하 레이요)'를 리뷰할 기회가 생겼다.

작고 가볍다


레이요는 2.5인치 외장HDD와 비슷한 크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외장HDD보다 면적은 좁고 두께는 두껍다. 일반 스마트폰을 두 개 정도 겹친 두께를 생각하면 비슷하겠다. 정확한 레이요의 크기와 무게는 71 x 124 x 20mm, 169g이다. 참고로 LG전자 스마트폰 'G3'의 무게가 150g 정도다.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다. 색상은 티타늄 그레이로 딱히 취향을 탈 것 같지는 않다. 제품 앞면에는 영상을 쏘는 렌즈가, 뒷면에는 각종 기기를 연결하는 단자가 있다. 양쪽 옆면에는 볼륨 버튼, 전원 버튼, 초점 조절 휠이 있다. 이것저것 많이 달리지 않아 피코 프로젝터를 처음 써보는데도 조작의 복잡함에서 오는 ‘위압감’이 들지 않았다.


기본 구성품은 본체, 미니 삼각대, HDMI 케이블, MHL 케이블, 충전기 등이다. 미니 삼각대는 꽤 요긴한 구성품. 레이요가 영상을 천장이나 벽에 영사할 수 있게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전체 길이가 한 뼘을 살짝 넘을 정도로 짧은 편이라 바닥보다는 책상, 서랍장 등에 놓고 쓰기 적당하다. 만약 레이요를 바닥에 두고 벽의 중간 부분으로 영상을 쏘면 각도 때문에 화면이 사다리꼴 형태가 되기 때문. 똑바른 직사각형의 화면을 보고 싶다면 영상이 맺히게 할 벽과 레이요의 각도를 수평으로 맞춰야 한다.


기자는 보드게임 여러 개를 탁자에 쌓아 올려 높이를 맞췄다. 레이요가 구현하는 영상 크기는 대략 10인치부터 90인치까지다. 피코 프로젝터를 벽에 가까이 붙이면 화면 크기가 작아지고, 반대로 멀리 띄우면 커진다. 일단 원하는 크기가 나오도록 벽과 레이요의 거리를 떨어트린 후 옆면의 초점 조절 휠을 돌려 선명도를 맞추면 된다.

지원 해상도는 VGA급(640 x 480)이며, 밝기는 50안시다. 일반 빔프로젝터보다는 분명 떨어지는 사양이지만 비슷한 크기의 경쟁 제품군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 직접 레이요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영상을 영사해보니 어두운 방 안에서는 자막까지 잘 보일 정도로 선명했다. 다만, 아무래도 밝기가 50안시로 밝은 편이 아니라 형광등이 켜있는 실내나 밝은 실외에서는 가시성이 떨어지니 참고하자.

또한, 보통 흰 벽지라면 따로 스크린이 없어도 영상을 감상할 때 무리가 없다. 기자의 방은 민무늬 흰색 벽지가 도배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형형색색의 꽃 무늬 등 화려한 색이 섞여 있는 벽지에 영사한다면 아무래도 색상이 영상 뒤에 비쳐 거슬릴 수 있으니 알아두자.

밤마다 '미드' 보는 게 낙


레이요를 리뷰하는 몇 주간, 그 어느 때보다 '미드(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았다. 집에 돌아와 개운하게 씻고 불을 끈 후 침대에 누워 한쪽 벽에 미국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을 영사한 후 감상하는 게 하루의 '낙'이었다. 그때마다 ‘피코 프로젝터는 필요한 사람에게는 꽤 유용한 제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혼자 조용한 방에서 제품을 썼기 때문에 레이요의 내장 스피커로도 소리가 작다는 느낌이 없었다. 큰 거실이나 실외 캠핑장 등에서 쓰려면 3.5mm 스테레오 단자를 이용해 외부 스피커와 연결하면 된다.


레이요는 유선으로도 무선으로도 쓸 수 있다. 유선으로 쓰려면 기본 구성품인 충전용 어댑터를 연결하자.

보통 미국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은 러닝타임이 20분 정도로 짧은 것들이 많다. 그렇기에 몇 에피소드씩 연달아 보아도 레이요의 배터리가 모자란 적이 없었다. 제조사에 따르면 레이요는 3시간 정도 충전해 최대 2시간 30분을 쓸 수 있다. 실제 레이요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에 약 2시간 50분 정도가 걸렸다.

사용 시간도 직접 측정해봤다. 상영시간이 168분인 영화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LG전자 '옵티머스LTE2'에 넣고 스마트폰을 레이요와 MHL 케이블로 연결해 재생했다.

영화가 시작한 지 약 1시간 53분이 지나자 레이요의 전원이 갑자기 꺼졌다. 배터리가 전부 소모된 것이다. '배터리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 문구나 경고음이 나지 않았기에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실내였기에 바로 유선 충전기를 연결해 영화를 이어서 봤지만, 실외였다면 상당히 난감했을 듯싶다. 참고로 최대 사용 시간은 재생하는 영상과 연결 기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결하기 복잡하고 호환성이 떨어지는 점은 아쉬워

레이요는 HDMI 케이블 및 MHL 케이블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과 연결한다. 호환되는 스마트폰, 태블릿PC 기종은 한정된 편이다. 또한, 호환되는 제품이라도 제조사별로, 같은 제조사 제품이라도 언제 출시됐는지에 따라 써야 하는 케이블이 달랐고, 사용자가 별도로 변환 젠더를 구매해야 하는 제품도 꽤 됐다.

기본 구성품인 MHL 케이블은 삼성전자 '갤럭시S2', '갤럭시노트', LG전자 '옵티머스G' 등 비교적 구형 스마트폰과만 호환된다. 기자도 어렵사리 구한 LG전자 '옵티머스LTE2'는 MHL 케이블만을 이용해 연결했다. 만약 '갤럭시S3', '갤럭시S4', '갤럭시S5', '갤럭시노트2', '갤럭시노트3' 등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과 연결하려면? 기본 구성품인 변환 젠더를 MHL 케이블 끝에 끼워야 한다.


만약 LG전자 'G프로' 이후 모델이라면 사용자가 별도로 슬림포트 어댑터를 구매해야 한다.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라면? 30핀이나 라이트닝 디지털 AV 어댑터를 구해 HDMI 케이블과 함께 연결해야 한다.

변환 젠더를 끼워도 쓸 수 없는 제품도 있다. '베가 레이서2' 이후 나온 팬택 스마트폰과 최신 외산 스마트폰은 거의 레이요와 호환되지 않는다. 해당 기종 사용자들은 레이요 구매 전 반드시 제품 호환 여부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레이요의 인터넷 최저가는 7월 14일 현재 34만 원대다. 레이요에 대한 정보는 캐논비즈니스솔루션 공식 홈페이지(http://www.canon-bs.co.kr/person/summary.aspx?no=3521&category1=6)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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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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