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윈도 태블릿이 필요한 사람, 필요하지 않은 사람

입력 2014-09-17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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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직장인인 ruxtil87X님께서 태블릿PC의 구매에 관한 문의를 주셨습니다. 보내주신 메일의 내용은 다음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항상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정성껏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올해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여기저기 이동하며 업무를 볼 일이 많아서 아이패드2와 노트북(레노버 제품)을 번갈아 이용하고 있는데 이게 요즘은 좀 불편하더군요. 아이패드가 휴대하긴 좋은데 이걸 메인으로 업무를 보기엔 MS오피스나 포토샵 같은 걸 완전히 대체하기엔 좀 부족함이 있고, 노트북은 업무를 보기엔 좋은데 들고 다니기가 귀찮습니다.


근데 요즘은 태블릿 중에서도 일반 노트북처럼 윈도가 깔린 제품이 제법 나오는 것 같더군요. 일반 컴퓨터용 프로그램도 다 돌아가는 것 같고요. 일단 가성비가 좋다는 에이수스 비보탭 노트8이나 델 베뉴8 프로를 생각 중입니다. 근데 기자님이 보기에 이런 물건이 업무를 보기에 쓸만한가요? 아이패드와 노트북 둘 다 처분하고 이것만 가지고 다녀도 후회가 없을지. 기자님의 정확한 지적을 부탁 드립니다.

콘텐츠의 ‘소비’ 위주라면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더 나을 수도

안녕하세요. IT 동아입니다. 독자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휴대성이 가장 중요하다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iOS,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이 가장 좋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성능이 좀 떨어지는 대신 소비 전력이 적은 ARM 계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데다 각종 소프트웨어(앱)도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휴대하며 쓰기에 편하죠.


다만 저런 제품들은 영화를 즐기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등의 콘텐츠 소비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문서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편집하는 등의 콘텐츠 생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물론 iOS나 안드로이드용으로 나온 MS 오피스라던가 폴라리스 오피스 같은 앱을 이용하면 나름 보완이 됩니다만, 사실 PC용 응용 프로그램을 100% 대체하기엔 좀 부족하죠.

콘텐츠의 생산성, PC용 프로그램 호환성 중요하다면 윈도 태블릿이 적합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태블릿PC, 이른바 윈도 태블릿은 이런 고민이 있는 사용자들을 위해 나온 제품입니다. 사실 윈도 태블릿의 기본 구조는 키보드를 떼서 얇게 만든 일반 노트북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PC에서 주로 쓰는 x86 계열 프로세서(주로 인텔에서 생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운영체제 역시 윈도8과 같은 PC용이고요. 덕분에 PC에서 익숙한 MS오피스나 아래아한글, 포토샵, 알집, 곰플레이어 같은 프로그램이 그대로 호환됩니다. 스타크래프트나 LOL 같은 게임도 일단 실행은 되고요. 이건 iOS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이 따라오기 힘든 장점이죠.

하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배터리 유지시간 문제입니다. x86 계열 프로세서는 성능은 좋지만 ARM 프로세서에 비해 소비 전력이 높은 편이거든요. 그리고 윈도 운영체제 특유의 (상대적으로) 무거운 움직임, 그리고 느린 부팅속도도 휴대용으로 쓰기엔 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전원을 끄지 않고 절전이나 대기 모드를 애용한다면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합니다만…


그리고 윈도 태블릿 역시 터치스크린을 갖추고는 있지만, 기존적으로 윈도용 프로그램들은 키보드와 노트북 이용을 상정해 개발된 것이 많다는 것도 생각해야죠. 윈도 태블릿에서 스타크래프트나 LOL이 구동은 된다지만 이를 터치스크린만으로 하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윈도 태블릿의 활용성을 높이려면 소형 키보드나 마우스를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시중에 팔리는 블루투스 방식이나 USB 방식의 제품이면 대부분 호환이 되지요. 만약 이것이 불편하다면 노트북과 태블릿PC의 형태를 오가며 쓸 수 있는 투인원(2 in 1) 방식의 제품을 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고요. 다만 투인원 제품은 윈도 태블릿 단독 제품에 비해 다소 크기가 크고 고가라는 점도 알아두세요.


지금 산다면 베이트레일 계열, 연말에 산다면 브로드웰-Y 계열?

그리고 배터리 유지 시간이 중요할 경우에는 제품의 내부 사양, 특히 프로세서(CPU) 선택에 신중하세요. 윈도 태블릿 제품 중에는 MS 서피스 프로 시리즈처럼 코어 i3나 코어 i5 같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고가의 노트북 부럽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전력 효율 면에선 다소 불리합니다. 휴대성을 중시한다면 차라리 아톰 계열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아톰이라면 너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요즘 나오는 쿼드코어 아톰인 Z3700 시리즈(코드명 베이트레일)는 전력 효율이 x86 계열 프로세서 중에서 최상위급이면서도 성능이 상당합니다. 지금은 구형이 되었지만 한때 데스크탑용 프로세서로 제법 인기가 좋았던 코어2 듀오랑 유사한 성능을 냅니다.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 동영상 감상 정도는 거의 무리가 없는 수준이죠. 게임 성능만 큰 기대를 안 하시면 됩니다.


말씀하신 에이수스 비보탭 노트8이나 델 베뉴8 모두 아톰 Z3740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라 업무용으로는 쓸만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만약 좀 더 고성능이 필요하시다면 연말에 나올 예정인 인텔의 코어M(코드명 브로드웰-Y) 프로세서가 달린 제품을 기다려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네요. 아톰 수준의 저전력에 코어 시리즈 수준의 성능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다만, 지금 당장 사지 못한다는 점이 어찌 보면 가장 큰 단점이겠네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윈도 태블릿은 일단 iOS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존 태블릿에 비해 콘텐츠 생산을 하기에는 더 좋습니다. 기존 PC용 응용 프로그램과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점이고요. 하지만 단순히 인터넷 서핑을 하고 동영상을 즐기며, 메신저 수준의 이용, 즉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목적이라면 기존 태블릿을 선택하시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자신의 이용 패턴을 정확히 분석해서 적절한 구매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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