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HBM4E 12단’ 제품.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HBM4E 12단’ 제품.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위기설을 극복하며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 리스크였던 노사 갈등을 봉합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판도를 바꿀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며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HBM4E’ 샘플 공급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가속기의 핵심이 될 ‘HBM4E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2월 ‘HBM4’ 양산 출하 성공에 이어 수개월 만에 차세대 제품 공급까지 시작하며 기술 리더십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HBM4E’는 설계와 공정 최적화로 압도적 스펙을 구현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핀당 동작 속도는 최대 16Gbps로, 전작(HBM4)보다 20% 이상 향상됐다.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한다. 용량 또한 48GB로 30% 이상 늘렸다.

이번 제품은 특히 이미 검증된 최선단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자체 파운드리 4나노 로직 다이를 적용해 초미세 공정의 안정성과 높은 수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여기에 저전력 설계와 패키징 최적화로 전작보다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은 14% 이상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 LSI,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양산 공급할 예정이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개발담당 부사장은 “HBM4 양산에 이어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수하며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각인시켰다”며 “앞으로도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 봉합
내부적으로는 총파업 위기를 넘겼다.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은 27일 경기도 기흥 ‘The UniverSE’에서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20일 밤 도출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 73.7%로 최종 가결됐다. 노사 대표들은 “장기간 대화 끝에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했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보국’과 ‘인재제일’이라는 경영철학을 돌아보게 됐다”며,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미래를 대비해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장단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총 5조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상생 생태계 조성’과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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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