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로 떠나는 시간 여행, 전국 레트로 명소 [투얼로지]

입력 2024-02-15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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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의 당시 시대상을 재현한 조형물. 탄광으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부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의 당시 시대상을 재현한 조형물. 탄광으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부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젊은 세대가 아날로그 감성의 과거 문화를 찾는 ‘뉴트로’의 열풍은 현재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할매니얼’ 같은 새로운 변종 트렌드까지 등장했다. 이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부터 20세기 초반 우리 근대사나 6,70년대 산업화 시대의 유적과 명소들이 여행 테마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가 ‘우리 동네 레트로’이다. 옛 감성을 오롯이 간직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즐거움을 주는 전국 명소 5곳을 추천했다.

그때 탄광촌을 생생하게,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의 전시공간 옥상에 설치한 광부 아버지의 출근길 조형물.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1980년대로 떠나가는 시간 여행지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의 전시공간 옥상에 설치한 광부 아버지의 출근길 조형물.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1980년대로 떠나가는 시간 여행지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원 태백시 동태백로)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시설을 복원하거나 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거리를 그대로 보존해 허름한 구석 선술집에서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은 현장감이 있다. 보존한 11개 건물 가운데 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등 총 6개는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1970년대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이곳 탄광촌은 밀려드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천변 위까지 건물을 지었고, 이를 지지하기 위해 건물 아래 까치발처럼 기둥을 덧붙였다. 이를 ‘까치발 건물’로 불렀는데 철암탄광역사촌에서는 그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맞은편에는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국가등록문화재)과 쇠바우골탄광문화장터, 철암역이 있다.

정겨운 기차역, 군위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

최근 복고풍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군위의 화본역.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내, 1930년대 말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화본역’ 시비, 폐 새마을호 객차를 활용한 레일카페 등이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최근 복고풍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군위의 화본역.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내, 1930년대 말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화본역’ 시비, 폐 새마을호 객차를 활용한 레일카페 등이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구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군위는 대구 북쪽에 있는 지역이다. 화본역은 1938년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내, 1930년대 말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화본역’ 시비, 폐 새마을호 객차를 활용한 레일카페 등이 있다.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2009년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60, 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문화체험장이다. 교실과 문방구,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을 재현했고,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달고나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레트로 마을의 젊은 공방, 부여 규암마을

규암마을을 레트로 여행지로 널리 알린 책방세간. 80년 된 담뱃가게 공간을 활용한 책방이다.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이 들어섰고 이들이 자리한 거리를 ‘자온길’이라고 이름지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규암마을을 레트로 여행지로 널리 알린 책방세간. 80년 된 담뱃가게 공간을 활용한 책방이다.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이 들어섰고 이들이 자리한 거리를 ‘자온길’이라고 이름지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남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일대)규암마을은 과거 나루터와 오일장을 중심으로 번성했으나 1960년대에 백제교가 생기며 쇠퇴했다. 마을 사람들이 떠난 빈집, 빈 상가에 젊은 공예가들이 모여들면서 새 여행지로 거듭났다. 규암마을을 알려진 건 책방세간 덕분이다. 80년 된 담뱃가게 공간을 활용한 책방이다.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이 들어섰고 이들이 자리한 거리를 ‘자온길’이라 이름지었다. 부여군은 123사비공예마을, 123사비창작센터, 123사비레지던스 등을 통해 공예인을 지원하고 있다. 123사비아트큐브&전망대에서는 전시와 플리 마켓 등도 열린다. 3월부터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아픔이, 군산 시간여행마을

군산 시간여행마을에서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만나는 정겨운 모습.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에서 한석규가 운영하던 초원사진관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군산 시간여행마을에서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만나는 정겨운 모습.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에서 한석규가 운영하던 초원사진관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전북 군산시 내항1길)이곳은 다양한 근대건축물은 물론 1980~19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모습들이 매력이다. 여행의 시작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좋다. 박물관 왼쪽에는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을 활용한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오른쪽으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보수해 복원한 군산근대미술관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활용한 군산근대건축관이 있다. 뒷쪽에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든 군산 해망굴(국가등록문화재)을 거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였던 신흥동에 남은 일본식 가옥(국가등록문화재), 사찰 동국사도 여행서 방문하면 좋은 곳들이다.

국내 유일 단관극장, 동두천 동광극장

옛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동광극장.  지난해에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 12선’에도 이름을 올린 이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단관 극장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옛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동광극장. 지난해에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 12선’에도 이름을 올린 이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단관 극장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동두천시 동광로(동광극장))동광극장은 1959년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에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 12선’에 들었다. 이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다. 휴게실에는 1980년대 구입해 20여 년 동안 사용한 영사기, 예전 극장에 있던 수족관이 눈에 띈다. 상영관은 283석인데 고풍스런 외관과 달리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도 갖췄다. 단, 이곳은 지정석이 아니라 먼저 앉는 사람이 주인이다. 보산동관광특구(Camp Bosan)는 미군 부대가 주둔해 외국인 전용 클럽이나 빅 사이즈 의류 매장 등이 있다. 예전 이태원이 떠오른다고 ‘작은 이태원’이라는 별칭이 있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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