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건너온 김광석의 노래,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공연 모습

바람이 분다. 13년 동안 이어진 노래의 여행이 다시 시작된다.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이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12년 대구 초연 이후 865회 공연, 누적 관객 16만여 명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가수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모티브로, 세월의 굴곡 속에서도 변치 않는 우정과 청춘의 흔적을 담아낸 음악극이다.

‘바람으로의 여행’은 밴드의 꿈을 꾸던 여섯 친구가 세월의 벽을 넘어 성장과 상실, 화해를 겪는 이야기를 따라간다. 김광석의 대표곡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그날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이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관객은 콘서트와 연극을 오가는 ‘이야기 있는 음악여행’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시즌 무대는 익숙함과 새로움이 함께한다.
10년째 주인공 ‘이풍세’를 연기해 온 김소년 배우를 비롯해 윤장현, 조수하, 윤채린, 강철, 권복음, 김주찬 배우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신현묵, 서예빈, 김가람, 권이서, 강민수 배우가 더블 캐스트로 참여하며 젊은 감성을 더했다.

연출을 맡은 김태린은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가 가진 정서를 가장 진솔하게 전하고 싶었다”며 “이 무대가 세대를 잇는 공감의 바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을 제작한 엘피스토리 이금구 대표는 “바람으로의 여행은 한 시대의 노래가 세대를 넘어 계속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라며 “관객이 김광석의 노래 속에서 자신만의 청춘을 다시 만나는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무대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도 여전하다. “노래가 아니라 내 인생이 들렸다”는 중년 관객의 후기부터 “아이돌 콘서트보다 진한 감동이었다”는 젊은 세대의 반응까지, 관객의 세대가 달라도 마음의 울림은 같았다.

평단은 ‘바람으로의 여행’을 “작은 무대가 만든 큰 울림”이라 평한다. 화려한 장치보다 배우의 목소리와 기타 선율이 중심이 되어, 김광석의 노래가 가진 인간적인 따뜻함을 오롯이 전하기 때문이다.

‘바람으로의 여행’은 과거의 추억을 부르는 공연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사람들에게 ‘다시 노래할 용기’를 건네는 무대가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