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올레길] “배뇨 불편감, 단순 노화로 볼 수 없어” 전립선비대증의 새 관리법 ‘리줌수술’

주명수 닥터주비뇨의학과 원장

중·장년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의 불편을 넘어 방광 및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뇨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들거나 자주 소변이 마렵고 잘 나오지 않는다면 단순한 증상이 아닐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립선비대증이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전립선비대증은 방광 아래 위치한 전립선이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 변화와 세포 증식으로 인해 전립선 조직이 커지고 딱딱해지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5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60대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에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증상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 완화를 시도했으나,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담과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나 성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도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홀렙수술, 로봇수술, 아쿠아수술 등 여러 수술법이 있는데 환자 상황에 맞는 수술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간편하면서도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줌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리줌수술은 수증기를 이용해 전립선에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고온의 수증기가 전립선 내부로 주입되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이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시술 시간은 평균 10분 내외로 짧고, 절개나 출혈이 거의 없어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전립선 내부의 정상 구조를 보존하기에 성기능에 대한 부담도 적다.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치료법으로,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배뇨 불편감 및 반복되는 잔뇨감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조직을 절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배뇨 기능 회복을 돕는다.

전립선비대증의 진행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다. 초기에는 단순히 배뇨가 시원치 않거나 밤에 자주 소변을 보는 정도이지만, 증상이 심해질수록 방광 기능이 약해지고 잔뇨가 늘어나 감염이나 요로결석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장과 방광에 부담을 주게 되고 약물치료나 시술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증상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절주가 중요하다. 카페인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배뇨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증상을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검진을 통해 전립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이후의 관리가 한결 수월하다.

전립선비대증은 삶의 질과 직결된 질환이다. 현대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부담이 적은 시술적 접근이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한 불편감으로 넘기기보다 적극적인 진료와 상담을 통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확인하는 게 건강한 노년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