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대표작 ‘황금용’이 한국의 안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연극 ‘안산, 황금용’(윤색·연출 최치언, 제작 창작집단 상상두목)은 12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씨어터 쿰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의 2025년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안산, 황금용’은 독일 원작을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포스트 서사극이다. 연출가 최치언은 독일의 S. Fischer Verlag GmbH Theater & Medien과 직접 협의해 원문을 확보한 뒤, 원작의 문학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담은 새로운 무대로 재구성했다. 작품의 배경은 다문화 도시 안산의 외국인 노동자 거리. 이주노동자들의 불안한 생존과 희망이 교차하는 공간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원작 ‘황금용’은 2010년 뮐하임 드라마틱 어워드 수상, 비평지 ‘Theater Heute’의 ‘올해의 희곡’ 선정, 베를린연극제 공식 초청작 등으로 유럽 연극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치언 연출은 원작의 보편적 주제를 살리면서, 한국 사회의 현실적 맥락 속에 ‘이주’와 ‘노동’이라는 테마를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7개의 에피소드, 48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비선형적 구조로 전개된다. 인과관계 대신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맞물리며, 관객은 퍼즐을 맞추듯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게 된다. 여섯 명의 배우가 총 17개의 역할을 오가며 일인다역을 소화한다. 요리사, 승무원, 노인, 심지어 개미와 베짱이 같은 비인간적 존재까지 연기하며 무대 위 리듬과 에너지를 만든다.
특히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로 사랑받았던 배우 김성은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공연 티켓은 전석 4만5000원이며,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 소지자는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예매는 NOL티켓에서 가능하며, 12월 19일 공연은 ‘2025년 야간 공연 관람권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로티켓닷컴을 통해 별도 예매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