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된 기아 PV5 패신저 모델. 사진제공 |기아

‘2026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된 기아 PV5 패신저 모델. 사진제공 |기아


가족을 위한 자동차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통상적으로 세단이나 SUV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밀리카’의 왕좌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인 밴이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기아는 26일(현지 시간) 영국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TopGear)가 주관한 ‘2026 탑기어 어워즈’에서 ‘더 기아 PV5(이하 PV5)’ 패신저 모델이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전통적인 승용차의 범주를 넘어 공간 활용성과 실용성을 극대화한 PBV가 가족용 차량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음을 의미한다. 특히 PV5는 앞서 ‘2026 세계 올해의 밴’ 선정에 이어 이번 수상까지 거머쥐며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 또한 ‘올해의 경차’ 타이틀을 획득하며 현대차그룹은 5년 연속 탑기어 어워즈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기아 PV5의 수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탑기어 어워즈의 패밀리카 부문은 주행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이 강조된 SUV나 대형 세단이 독식해 왔다. 그러나 심사위원단은 PV5가 보여준 압도적인 공간감과 세심한 설계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잭 스칼랫 탑기어 심사위원은 “PV5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며 “특히 다른 전기차를 압도하는 정숙함과 가족 고객을 배려한 설계는 이 차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파트너임을 증명한다”고 호평했다. 이는 봉고와 카니발을 통해 축적된 기아 특유의 실용성 DNA가 전동화 플랫폼 ‘E-GMP.S’와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결과로 분석된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PV5는 가족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유연한 모듈 구조를 갖췄다”며 유럽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형차부터 PBV까지… 현대차그룹의 전방위 공략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올해의 경차’로 선정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콤팩트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최대 369km(유럽 기준 229마일)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해 실용성과 ‘펀 드라이빙’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톰 포드 탑기어 부편집장은 “디자인과 성능, 합리성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작지만 강한 차”라며 “빠른 충전 속도와 운전의 재미는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으로 현대차그룹은 2021년 이후 5년 연속 탑기어 어워즈에 이름을 올리며 유럽 시장에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021년 현대차의 ‘올해의 자동차회사’ 선정을 시작으로 아이오닉 5 N, EV9 등 고성능·대형 라인업이 연이어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경형 전기차와 PBV 부문까지 석권하며 포트폴리오의 완성을 입증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