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캐스팅 보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끌어낸 연극 ‘오펀스’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제작사 레드앤블루는 2026년 3월 10일 개막을 앞두고 총 12인의 캐스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귀환을 알렸다. 박지일, 우현주, 이석준, 양소민, 정인지, 문근영, 최석진, 오승훈, 김시유, 김주연, 최정우, 김단이가 이번 시즌 무대에 오른다.

중년의 갱스터 해롤드는 박지일, 우현주, 이석준, 양소민이 맡는다. 거친 삶을 살아온 인물이지만 고아 형제를 끌어안는 존재로, 네 배우 모두 각자의 색으로 해롤드를 완성할 예정이다.

초연부터 함께해온 박지일은 인자함과 무게감을 겸비한 연기로 다시 한 번 중심을 잡는다. 우현주는 따뜻한 시선으로 새로운 해롤드를 그리며, 이석준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더한다. 지난 시즌 깊은 인상을 남긴 양소민은 한층 강렬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형 트릿 역에는 정인지, 문근영, 최석진, 오승훈이 캐스팅됐다. 동생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맞서온 인물이다. 정인지는 높은 캐릭터 몰입도로 기대를 모으고, 문근영은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불안한 청춘을 연기하며 또 한 번의 변신에 나선다. 지난 시즌 트릿을 연기했던 최석진은 더욱 농익은 연기로 무대를 채우고, 오승훈은 ‘디 이펙트’ 이후 또 한 번 관객과 호흡한다.

동생 필립은 김시유, 김주연, 최정우, 김단이가 연기한다. 형의 보호 속에서 살아왔지만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품은 인물이다. 김시유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성장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김주연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필립을 맡는다. 최정우는 자신만의 색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며, 김단이는 안정적인 무대 장악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펀스’는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으로 198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됐다. 런던 공연에서는 알버트 피니가 올리비에 어워드 최우수 남우상을 수상했고, 브로드웨이 공연은 토니상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필라델피아 북부를 배경으로 고아 형제와 고아였던 갱스터가 함께 살아가며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7년 국내 초연 이후 매 시즌 매진을 기록했고,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스테이지톡 SACA에서 ‘최고의 연극’으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젠더 프리 캐스팅 역시 ‘오펀스’를 상징하는 요소다. 이번 시즌 역시 성별의 경계를 넘어 인물의 본질에 집중한다.

연출은 초연부터 함께해온 김태형 연출이 맡는다. 작품 각색까지 담당하며 배우들과 함께 밀도 높은 무대를 만들어간다. 연극 ‘오펀스’는 3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