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업그레이드’로 신시내티 잠재운 류현진, 구단도 “폼 미쳤다” 극찬! [류현진 리뷰]

입력 2023-08-21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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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야수들의 실책까지 극복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현지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0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팀의 10-3 승리로 2승(1패)째를 따냈고, 평균자책점(ERA)은 2.57에서 1.89(19이닝 4자책점)로 끌어내렸다.


●2연속경기 호투, 커브 업그레이드에 주목!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이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5이닝 4실점 패전)을 통해 복귀한 류현진은 다음 등판이었던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경기에서 또 한번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가다가 타구에 다리를 맞아 교체된 것이다. 자칫하면 다시금 부상 악령에 휩싸일 뻔했다.

다행히 류현진은 건재했다.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0자책점)으로 복귀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이날도 변함없는 호투로 우려를 지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통계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은 최고구속 89.6마일(약 144㎞)의 직구(38개)와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컷패스트볼(커터·11개)을 섞어 던졌다. 4개 구종을 적절히 조합해 복귀 이후 최다인 7개의 삼진을 엮어냈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잘 통했지만, 적재적소에 느린 커브를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은 점이 주효했다. 구속과 관계없이 선발투수로서 롱런할 수 있음을 어필한 것이 돋보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커브가 정말 좋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류현진 본인도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은 강철 멘탈

1회말을 삼자범퇴로 정리한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2회말 시작부터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평범한 3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맷 채프먼이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탓에 내야안타로 둔갑했다. 이후 크리스티안 엔카르나시온-스트랜드의 우전안타로 맞은 1사 1·3루 위기에서 노엘비 마르테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이 과정에서 2루로 내달리던 1루주자 엔카르나시온-스트랜드를 잡으려던 채프먼의 악송구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맥이 빠질 법한 상황이었다. TJ 프리들도 1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베이스 커버에 나선 류현진에게 악송구 실책을 범해 이닝은 이어졌다. 거듭된 실책에 투구수까지 늘어나는, 투수로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다행히 루크 메일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로 실점하지 않았다.

3회부터 5회까지는 2안타 1볼넷만 내주며 임무를 마쳤는데, 5회말 무사 1·2루 궁지에서 삼진 2개와 파울플라이로 빠져나온 장면이 백미였다.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긴 맷 매클레인을 포수 파울플라이, 엘리 데 라 크루스를 삼진으로 잡고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까지 토론토가 9-2로 크게 앞선 덕분에 류현진으로선 더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류현진 폼 미쳤다” 현지에서 이어진 찬사


현지에선 찬사가 쏟아졌다. 토론토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류현진의 이날 투구 사진과 삼진을 잡는 영상을 올렸고,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한글로 “류현진 폼 미쳤다”고 적었다. MLB닷컴은 “최고의 기량을 펼치는 류현진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준 경기였다”며 “류현진은 강하거나 탄성을 내지를 만한 공을 던지진 않았지만, 영리한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홈런 2방으로 3타점을 올리며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로 나선 브랜든 벨트도 “류현진은 어떻게 던져야 할지 알고 빠르게 투구한다. 그의 뒤에서 경기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극찬했다.

본인의 만족감도 컸다. 류현진은 “신시내티 타자들이 공격적일 것으로 생각해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려고 했다”며 “그게 오늘 등판의 키포인트였고, 잘 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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