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미국서 재개봉해 2005년 첫 개봉 당시보다 더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제공|CJ ENM
미국서 재개봉 144만 달러 흥행 수입…20년이 지나도 여전한 올드보이의 힘
미국서 최초 개봉 당시 수입의 두 배가 넘는 수치
100만달러 넘긴 재개봉 영화 아바타·타이타닉뿐
박찬욱 감독의 2003년 대표작 ‘올드보이’가 여전한 ‘영화의 힘’의 과시했다. 미국서 다시 극장에 걸려 최초 개봉 당시의 흥행 수입을 뛰어넘었으며 국내에서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팬들의 여전한 지지를 확인했다.미국서 최초 개봉 당시 수입의 두 배가 넘는 수치
100만달러 넘긴 재개봉 영화 아바타·타이타닉뿐
29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올드보이’가 16일 미국 250개 극장에서 재개봉해 27일까지 144만3314만 달러(19억589만 원)를 벌었다. 이는 2005년 최초 개봉 당시 수입(70만 달러·9억 2442만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첫 주에는 ‘바비’, ‘오펜하이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함께 박스오피스 10위권에도 진입했다.
현지 매체들도 이번 흥행에 대해 주목했다. 데드라인은 “미국서 재개봉 영화가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앞서 재개봉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번 영화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일부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와 ‘타이타닉’ 뿐이다”고 보도했다.
영화 전문 매체 무비웹은 “영화가 처음 개봉 했을 당시엔 원초적이고 직접적인 폭력 묘사 등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관객들은 이런 요소를 새롭게 이해하며 감독이 전달하고자하는 심오한 메시지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같은 흥행은 2020년 ‘기생충’(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4관왕으로 인해 높아진 한국영화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관심과 더욱 공고해진 박찬욱 감독의 국제적 명성에 따른 결과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후 ‘박쥐’와 ‘헤어질 결심’으로 각각 심사위원상과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였다. 특히 할리우드 톱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으로 관심을 모으는 박 감독 연출 드라마 HBO ‘동조자’가 내년 방영을 앞두고 있어 미국 팬들의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KT&G 상상마당 시네마가 5월 21일부터 20여 년 전 개봉일인 11월 21일까지 매달 21일마다 ‘올드보이’를 특별 상영하고 있다. 매달 80%가 넘는 좌석판매율을 기록했으며, 이달 열린 박 감독과 주연배우 최민식, 유지태가 함께 한 특별 GV는 티켓 오픈과 즉시 매진됐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티켓이 1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가 돼 극장 측에서 불법 중고거래를 금지하는 공지까지 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