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전현무도 감동, 이중섭 화가 러브레터에 “눈물 맺힐 뻔” (선녀들)[TV종합]

입력 2023-09-18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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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MBC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전현무-유병재-하니가 이중섭 화가의 영화 같은 삶을 따라 가슴 뭉클한 컬렉션 투어를 펼쳤다.

지난 17일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연출 정윤정, 남유정, 권락희/작가 김수지/이하 ‘선녀들’)은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의 러브레터’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중섭은 우리에게 ‘황소’ ‘싸우는 소’ ‘흰 소’ 등 소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선녀들’에서는 이중섭이 가족들에게 쓴 편지들을 살펴보며, 그를 더욱 입체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선사했다.

이날 집배원 편지 가방을 들고 등장한 유병재는 ‘러브레터’ 주제를 띄웠다. 전현무는 공개 연애 중인 하니의 러브레터 근황이 궁금해 “지금도 써요?”라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하니는 “메모지에 써서 준다. ‘힘내’ 뭐 이렇게”라고 쿨하게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전현무는 러브레터 이야기를 한 이유를 말하며 “(이중섭 화가의) 그림도 그림인데 전 그분의 러브레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제가 MBTI ‘T’이지만 눈물이 맺힐 뻔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이어 멤버들은 이중섭과 아내가 주고받은 러브레터를 읽으며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에 빠져들었다. 천석꾼 집안에서 부유하게 자란 이중섭은 일본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아내 마사코를 만났다. 연애 시절 이중섭은 엽서화를 수차례 마사코에게 보냈다고. 마사코의 발가락이 귀여워 ‘발가락 군’, ‘아스파라거스’라는 애칭을 지어주고, ‘아스파라거스와 발가락에게 몇 번이나 키스를 보낸다’라고 적어 보낸 이중섭의 편지도 공개돼 현장을 로맨틱하게 물들였다.

그러나 이중섭의 러브스토리는 2차 세계대전, 6.25 전쟁 등 혼란한 시대와 맞물려 파란만장하게 흘러갔다. 이중섭은 어머니를 북에 남겨두고 아내,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까지 피난을 오게 됐다. 이중섭은 재료를 구할 수 없어 나무판자, 은박지, 골판지 등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제주 이중섭 미술관에 있는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나무판자 그림으로, 멤버들은 원화로 봐야만 보이는 생생한 나뭇결들을 느끼며 그림을 감상했다.

이창용 도슨트는 ‘파란 게와 어린이’ 작품을 소개하며, 이중섭의 그림 특징을 설명했다. 이중섭의 그림에는 바닷게가 단골 출연하는데, 그 이유가 애달팠다. 이중섭 가족은 먹을 것이 없어 해안가에 있는 바닷게를 자주 잡아먹었다고. 이후 이중섭은 바닷게들한테 미안한 마음에 게를 작품에 그렸다고 한다. 멤버들은 이중섭의 네 식구가 맨살을 부대끼며 살았던 약 1.4평 단칸방을 방문, 그의 인생에서 가족과 함께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자 배고프고 가난했던 시절을 짐작했다.

궁핍한 생활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보낸 후, 혼자 남은 이중섭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아 그림으로 그렸다. 멤버들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편지를 읽으며, 이중섭의 심정이 담긴 그림을 이해해갔다. 특히 하니는 아내를 향한 애틋함을 담아, 테두리를 ‘뽀뽀’ 글자로 가득 채운 이중섭의 편지에 “쏘 스윗이다 정말!”이라고 감동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제주도 시절을 추억하며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 ‘길 떠나는 가족’을 본 전현무는 “가족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그림에 다 드러난다”라며 감상을 남겼다.

이중섭은 가족과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미도파화랑 개인전’을 준비했지만, 벗은 가족들을 그렸던 은지화가 춘화라는 오명을 입으며 실패로 끝났다. 몸도 마음도 망가진 이중섭은 정신병원까지 입원했을 정도였다고.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소 그림은 그를 닮아서 눈길을 끌었다. 이중섭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민족 의지를 담아 강인한 소를 그린 바. 뿐만 아니라 소의 의미는 이중섭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깡마른 소는 이전의 위풍당당하고 강렬했던 소와 달랐다. 삶의 변화, 감정에 따라 그의 그림도 어둡고 처절해진 것. 결국 이중섭은 간염 치료 중 병원에서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았다고 전해졌다.

이중섭의 희로애락이 담긴 편지를 읽으며 진행된 컬렉션 투어는 그가 느꼈을 심경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가슴으로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처럼, 가슴으로 그의 그림을 배운 멤버들의 모습이 진한 여운을 줬다.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은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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