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왼쪽)·SSG 최정.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2023시즌 KBO리그 홈런왕 경쟁이 다시 뜨겁다. SSG 랜더스 베테랑 최정(36)의 막판 몰아치기로 격차는 불과 2개로 좁혀졌다.
노시환은 12일까지 올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99, 31홈런, 99타점, 84득점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에만 19홈런을 터트리며 독보적 페이스를 자랑했는데, 지난달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올 시즌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에 오르며 홈런왕 등극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노시환의 홈런 그래프는 30홈런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둔화됐다. 시즌 31호 홈런은 지난달 2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이 돼서야 나왔는데, 9월에 그가 쏘아 올린 홈런은 고작 2개뿐이었다. 8월에만 8개의 아치를 그린 것과 비교하면 분명 차이가 크다.
게다가 노시환은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서 한동안 자리를 비워야 했다. 과거와 달리 올해 KBO리그는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중단 없이 진행됐다. 노시환으로선 홈런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다행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지만, 귀국하자마자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복귀해 이튿날까지 2경기에 출전했음에도 홈런을 더 보태진 못했다.
노시환이 31홈런에서 주춤하는 동안, 최정은 무섭게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최정은 12일까지 올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97, 29홈런, 87타점, 94득점을 마크하고 있다. 노시환에 이어 홈런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은 노시환이 30홈런을 찍었을 때만 해도 24홈런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노시환이 홈런 1개를 추가하는 동안 무려 5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코앞까지 추격전을 펼쳤다. 10월 4경기에선 3홈런을 쏘아 올렸다. 특히 6일 인천 한화전에선 연타석 아치로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까지 다시 발휘했다. 홈런왕을 3차례(2016·2017·2021년)나 차지한 저력과 관록을 되살리는 모습이다.
결국 두 거포의 경쟁은 올 시즌 144번째 경기까지 마쳐봐야 그 끝을 알 수 전망이다. ‘수성’의 노시환은 최대 3경기, ‘역전’을 노리는 최정은 4경기에 나설 수 있다. 현재의 격차와 페이스로 미뤄보면 그 누구도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경쟁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