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현호(31)가 데뷔 10년 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트로트 가수로 새 출발 했다.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1, 2, 3 고(go)!’의 대표 이미지에는 그의 이름 석 자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2013년 아이돌 그룹 탑독으로 데뷔한 이후 서궁, 아임 등 다양한 예명으로 활동했지만, 자신의 본명으로 트로트 곡을 내는 건 처음이다.
박현호는 “가수 인생의 ‘2막’을 여는 곡인 만큼 ‘1, 2, 3 고!’에 나만의 개성과 장점을 모두 쏟아부었다”며 웃었다.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드는 재즈 풍의 노랫가락과 힘들어도 한 번 더 웃자는 내용의 가사에는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투영했고, 에너지 넘치는 춤사위로 ‘젊은 피’의 패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올해 3월 종영한 MBN 트로트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최종 10위를 차지하며 트로트 세계에 뛰어든 그는 “지금이 인생 중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면서 “신곡의 가사처럼 앞으로 더 웃는 날이 많을 거라 기대한다”고 활짝 웃었다.
Q. 트로트 가수로 첫발을 들였는데.
“데뷔하는 기분이 나서 정말 긴장됐어요. ‘불타는 트롯맨’ 식스맨(8~13위) 중에서는 가장 맏형이라 제가 물꼬를 잘 터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죠. 다행히 잘 스타트를 끊은 기분이 들어요. 대중에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서 행복하고요. 그동안 아무도 나를 모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박현호라는 이름 석 자를 알아주는 분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활동하는 내내 바라왔던 순간이라 감격스러워요.”
Q. ‘1, 2, 3 고!’를 만들며 가장 신경 쓴 점은?
“최대한 쉽게 만들고 싶었어요. 가사에는 돌려 말하지 않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단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포기 따윈 모르는 나야’, ‘멋진 날을 기다리며 한 번 더 웃어본다’ 등의 직관적인 표현을 썼어요. 작사에 직접 참여해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희망을 노랫말에 녹이기도 했고요. 절친한 형이 노래가 나온 후에 갑자기 연락해 ‘정말 힘들었던 때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고 말해줬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나도 사람들에게 힘과 위로를 줄 수 있단 믿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Q. 가수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
“20대 중반에 돈이 없어서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던 때가 있어요.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할 때마다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나 바빠서 못 간다’고 거짓말하기도 했죠. 친한 친구들과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상황이 서글펐죠. 그럼에도 가수를 포기하겠단 생각은 안 해봤어요. 가장 자신 있는 게 음악이었거든요. 음악을 하지 않고, 다른 걸 하고 있는 저를 도저히 그릴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버티니 이런 날이 오더라고요.”
Q.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원래 성격인가.
“한동안은 남을 많이 의식하고 소심했어요. 18살부터 가수 연습생을 시작해 각종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문득 돌아보니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없었단 걸 깨달았죠.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저의 마음을 더 우선으로 들여다보기로 했어요. 마음을 바꾸니 본래의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이 화면에 고스란히 나오더라고요.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원래 성격대로 편하게 하니 더 재미있어졌대요. 하하!”
Q. 붙임성 있는 성격이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제 최대 강점은 붙임성이에요. 어떤 사람과도 5분 만에 친해질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불타는 트롯맨’ 현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어요. 스태프들이랑 다 친해져서 대기실에 한시도 엉덩이 붙이지 않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죠. 그게 저만의 컨디션 유지 비법이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의 기를 얻고, 목도 풀리고, 긴장감도 사라져요. 손태진 형을 비롯해 참가자 동료들도 비록 경쟁자였지만, 다 함께 친구가 돼 시간을 자주 보낸 덕분에 돈독해졌어요.”
Q. 트로트 서바이벌을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아이돌 활동을 할 때도 목소리에 ‘뽕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그런데 잘할 자신이 없어서 선뜻 도전하지 못했죠. 이후에 여러 차례 주변의 권유를 받으면서 ‘이젠 때가 됐나보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트로트 선배들의 노래를 몰아들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불타는 트롯맨’에 참가하면서 내 한계를 극복했어요. 원래는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게 자신이 없었는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노래 부르며 춤을 곁들이는 무대를 많이 준비했죠. 연습 시간이 두 배로 들었지만 결국 해낸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면 참 뿌듯해요. 매 무대를 마지막이라 여기고 했던 간절함을 팬들이 알아봐 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이번 싱글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첫 번째예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노래가 쉽고 중독성 있어서 두 번 듣고 싶다는 말을 해주셔서 용기가 나요. 프로그램을 마친 후 8월까지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를 다니면서 개인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더욱 커졌어요. 곡이 좀 더 쌓이면 팬들과 함께 무대에서 놀고 싶어요. 더 멀리 내다보자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먼 훗날,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앉아있을 그날을 꿈꿔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1, 2, 3 고(go)!’의 대표 이미지에는 그의 이름 석 자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2013년 아이돌 그룹 탑독으로 데뷔한 이후 서궁, 아임 등 다양한 예명으로 활동했지만, 자신의 본명으로 트로트 곡을 내는 건 처음이다.
박현호는 “가수 인생의 ‘2막’을 여는 곡인 만큼 ‘1, 2, 3 고!’에 나만의 개성과 장점을 모두 쏟아부었다”며 웃었다.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드는 재즈 풍의 노랫가락과 힘들어도 한 번 더 웃자는 내용의 가사에는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투영했고, 에너지 넘치는 춤사위로 ‘젊은 피’의 패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올해 3월 종영한 MBN 트로트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최종 10위를 차지하며 트로트 세계에 뛰어든 그는 “지금이 인생 중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면서 “신곡의 가사처럼 앞으로 더 웃는 날이 많을 거라 기대한다”고 활짝 웃었다.
Q. 트로트 가수로 첫발을 들였는데.
“데뷔하는 기분이 나서 정말 긴장됐어요. ‘불타는 트롯맨’ 식스맨(8~13위) 중에서는 가장 맏형이라 제가 물꼬를 잘 터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죠. 다행히 잘 스타트를 끊은 기분이 들어요. 대중에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서 행복하고요. 그동안 아무도 나를 모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박현호라는 이름 석 자를 알아주는 분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활동하는 내내 바라왔던 순간이라 감격스러워요.”
Q. ‘1, 2, 3 고!’를 만들며 가장 신경 쓴 점은?
“최대한 쉽게 만들고 싶었어요. 가사에는 돌려 말하지 않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단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포기 따윈 모르는 나야’, ‘멋진 날을 기다리며 한 번 더 웃어본다’ 등의 직관적인 표현을 썼어요. 작사에 직접 참여해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희망을 노랫말에 녹이기도 했고요. 절친한 형이 노래가 나온 후에 갑자기 연락해 ‘정말 힘들었던 때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고 말해줬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나도 사람들에게 힘과 위로를 줄 수 있단 믿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Q. 가수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
“20대 중반에 돈이 없어서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던 때가 있어요.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할 때마다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나 바빠서 못 간다’고 거짓말하기도 했죠. 친한 친구들과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상황이 서글펐죠. 그럼에도 가수를 포기하겠단 생각은 안 해봤어요. 가장 자신 있는 게 음악이었거든요. 음악을 하지 않고, 다른 걸 하고 있는 저를 도저히 그릴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버티니 이런 날이 오더라고요.”
Q.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원래 성격인가.
“한동안은 남을 많이 의식하고 소심했어요. 18살부터 가수 연습생을 시작해 각종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문득 돌아보니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없었단 걸 깨달았죠.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저의 마음을 더 우선으로 들여다보기로 했어요. 마음을 바꾸니 본래의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이 화면에 고스란히 나오더라고요.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원래 성격대로 편하게 하니 더 재미있어졌대요. 하하!”
Q. 붙임성 있는 성격이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제 최대 강점은 붙임성이에요. 어떤 사람과도 5분 만에 친해질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불타는 트롯맨’ 현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어요. 스태프들이랑 다 친해져서 대기실에 한시도 엉덩이 붙이지 않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죠. 그게 저만의 컨디션 유지 비법이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의 기를 얻고, 목도 풀리고, 긴장감도 사라져요. 손태진 형을 비롯해 참가자 동료들도 비록 경쟁자였지만, 다 함께 친구가 돼 시간을 자주 보낸 덕분에 돈독해졌어요.”
Q. 트로트 서바이벌을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아이돌 활동을 할 때도 목소리에 ‘뽕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그런데 잘할 자신이 없어서 선뜻 도전하지 못했죠. 이후에 여러 차례 주변의 권유를 받으면서 ‘이젠 때가 됐나보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트로트 선배들의 노래를 몰아들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불타는 트롯맨’에 참가하면서 내 한계를 극복했어요. 원래는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게 자신이 없었는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노래 부르며 춤을 곁들이는 무대를 많이 준비했죠. 연습 시간이 두 배로 들었지만 결국 해낸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면 참 뿌듯해요. 매 무대를 마지막이라 여기고 했던 간절함을 팬들이 알아봐 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이번 싱글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첫 번째예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노래가 쉽고 중독성 있어서 두 번 듣고 싶다는 말을 해주셔서 용기가 나요. 프로그램을 마친 후 8월까지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를 다니면서 개인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더욱 커졌어요. 곡이 좀 더 쌓이면 팬들과 함께 무대에서 놀고 싶어요. 더 멀리 내다보자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먼 훗날,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앉아있을 그날을 꿈꿔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