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4 경기 도중 총기난사 사고…2명 사망·1명 중상 ‘최악의 사태’

입력 2023-10-17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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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가 열리는 경기장 인근에서 참사가 발생해 스웨덴인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비극은 현지시간으로 16일 벨기에-스웨덴의 유로2024 예선 조별리그 F조 8차전을 앞두고 벌어졌다. 양 팀의 맞대결이 시작되기 45분 전인 오후 7시15분 벨기에 브뤼셀의 보두앵국왕경기장으로부터 불과 5㎞ 떨어진 거리에서 신원불명의 남자가 총기를 난사했다.

벨기에 당국과 현지 매체 헤트라스테가 입수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범인은 스쿠터를 타고 한 건물 입구로 들어가 가까운 사람들을 향해 모두 8발의 총격을 가했다. 그는 범행 후 스쿠터를 타고 도주했다. 이 사고로 스웨덴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던 2명이 목숨을 잃었고, 1명은 크게 다쳤다.

해당 사고 소식은 곧바로 경기장까지 전해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양 팀 관계자, 경찰 등 관계당국과 논의한 끝에 안전상의 이유로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특히 스웨덴 얀네 안데르손 감독이 강력히 경기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기는 1-1로 전반전만 진행된 채 마무리됐다.

경기장에 있던 벨기에와 스웨덴 관중들은 경찰의 보호 아래 대피소로 안전하게 이동했고, 스웨덴 선수단도 경호를 받으며 공항으로 이동했다. UEFA와 벨기에 당국은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범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범인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총격을 가하기 전 “신은 위대하다”며 아랍어로 소리친 그는 범행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나는 이슬람 국가에서 온 알라신을 위한 전사이며, 스웨덴인 3명을 죽였다”고 주장해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을 비롯한 여론은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연관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벨기에 당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보다 이슬람권에서 퍼지고 있는 반(反) 스웨덴 정서에 주목하고 있다. 벨기에 검찰 대변인은 “피해자들의 국적이 스웨덴이라는 점이 유력한 범행동기”라고 밝혔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에선 6월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등 이슬람 세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졌는데, 이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의 분노로 인해 이번 사건이 벌어졌을 개연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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