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1년 16일 상암.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선전 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수월하게 최종예선에 오르려면 꼭 승점 3을 챙겨야 할, 그것도 다득점이 필요한 경기다.
대표팀 공격의 핵은 이강인이다. 페이스가 대단하다. 튀니지(4-0 승)~베트남(6-0 승)으로 이어진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각각 2골, 1골·1도움을 기록한 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 1차전(5-0 승)에서도 1골·1도움을 올렸다. A매치 3경기 연속 골 및 멀티 공격 포인트다.
특히 싱가포르전에선 모든 골 상황에 기여했다. 필드플레이어 10명을 하프라인 아래에 배치한 상대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던 대표팀은 전반 44분 이강인의 날카롭고 정확한 볼 배급으로 침묵을 깼다. 상대 문전 오른쪽에서 침투패스로 조규성(25·미트윌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전에는 더 강해졌다. 환상적 볼 터치는 물론이고 과감한 드리블과 영리한 공간활용으로 대표팀의 화력을 극대화시켰다. 후반 4분 조규성의 크로스에 이은 황희찬(27·울버햄턴)의 헤더 골, 후반 18분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의 중거리포가 전부 이강인의 돌파에서 비롯됐다.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페널티킥 골(후반 23분)을 만든 설영우(25·울산 현대)의 돌파도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에서 출발했다. 후반 40분 직접 꽂은 통렬한 왼발 중거리 골은 최고의 보너스였다.
2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간간이 전방 깊숙하게 전진한 이강인은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다용도 공격수’다. 2022카타르월드컵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 시절에는 중용 받지 못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일찌감치 이강인을 주전으로 분류했다. 부상으로 빠진 9월을 제외한 7차례 A매치 중 6경기에 선발로 내세웠다.
호평은 당연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성장이 흐뭇하다”고 했고, 손흥민은 “대단한 재능이다. 항상 즐겁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강인은 한국축구의 내일이 아니다. 북 치고 장구 치는 그는 당장 오늘을 책임질 주축이다. 엄격한 틀보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클린스만호’에서 이강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