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2도움으로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최근 5경기 무승(1무4패)에서 탈출했고,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10호 골과 함께 8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윙포워드로 출격했다. 뉴캐슬 측면을 가볍게 허물었다. 전반 26분 빠른 드리블로 왼쪽을 무너트린 뒤 정확한 패스로 데스티니 우도기의 선제골을 도왔고, 12분 뒤 히샬리송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했다. 3-0으로 앞선 후반 40분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까지 직접 성공시켰다.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꺾이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이동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손흥민에게 주로 최전방을 맡겼으나, 이날은 달랐다.
왼쪽 윙포워드는 손흥민의 주 포지션이다. 게다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부임과 함께 토트넘은 공격지향적인 팀이 됐다. 과거에는 ‘역습형 윙어’에 가깝고,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아 아쉬웠으나 수비 부담이 덜한 지금은 공격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맞춤옷을 입은 손흥민은 예상대로 펄펄 날았다. 측면을 중심으로 피치 구석구석을 누비며 팀 공격을 주도했고, 상대 오른쪽 풀백 키어런 트리피어와 1대1 경합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왼쪽 날개 손흥민의 맹활약은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에게도 굉장히 반갑다. 새로운 공격 구상이 가능해서다.
‘클린스만호’에서 손흥민은 특정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롤’로 거의 고정된 상태다. 출발 위치만 살짝 다르다. 4-2-3-1 포메이션으로 임한 콜롬비아~우루과이와 3월 2연전 때는 2선 중앙에서 시작했고, 6월 엘살바도르전에선 후반 교체 출전해 투톱의 배후를 책임졌다. 4-4-1-1 포메이션이 서서히 굳어진 9월부터는 원톱 아래 섀도 스트라이커로 주로 나선다.
내년 1~2월 카타르에서 개최될 아시안컵 우승을 약속한 클린스만 감독이 기존의 틀을 크게 흔들 것 같진 않지만, 대표팀에는 변수가 많다. 특히 사생활 동영상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노리치시티)의 대표팀 합류가 불가능한 가운데 최전방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전방과 2선, 중앙과 측면까지 어느 역할을 맡아도 120% 영향력을 발휘할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마스터키’나 다름없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