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 핑크스타와 블루스타의 경기에서 블루스타 위성우 감독이 핑크스타 박지현의 수비를 뚫고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아산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먼저 등장한 이는 위 감독이었다. 1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블루스타 유니폼을 입은 위 감독이 출전했다. 맞상대는 우리은행 소속 핑크스타 박지현이 담당했다. 박지현은 위 감독과 2차례 1대1 대결을 펼쳤다. 다른 선수들은 둘의 맞대결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줬다.
결과는 박지현의 완승. 위 감독은 한 차례 3점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림을 맞지도 않고 떨어졌다. 벤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은행 소속 김단비는 “제대로 안 한다”고 호통을 쳤다.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 소속으로 위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김정은(부천 하나원큐)은 마이크를 잡고 “제대로 안 할 거면 그냥 나오세요”라고 위 감독의 성대모사를 해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쿼터에도 또 한 명의 희생양(?)이 나왔다. 김 감독이었다. 역시나 맞상대는 KB스타즈 소속 허예은이 담당했다. 김 감독이 코트에 들어서자 체육관에는 KB스타즈의 작전타임 장면이 나왔다. 허예은을 향해 “제대로 할 거야, 안 할 거야”라는 김 감독의 호통이 담긴 영상이었다.
7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 핑크스타와 블루스타의 경기에서 핑크스타 김완수 감독이 블루스타 허예은의 볼을 빼앗고 있다. 아산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허예은은 코트 위에서 복수를 노렸다. 하지만 실패했다. 김 감독은 구두를 신고 나왔지만 긴 팔을 이용해 허예은의 돌파를 막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허예은의 돌파를 봉쇄한 뒤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공격에는 실패했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선수시절 못지않은 의지력을 드러내며 허예은의 복수를 막았다.
3쿼터에는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과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도 선수들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임 감독은 3점슛을 꽂아 팬들과 선수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올스타 본 경기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이 감독들에게 ‘농구화가 아니네요’라는 말로 힌트는 준 것 같다. 그런데 감독들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혀주니 당황한 듯 보였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아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