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KOVO
지도자들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2군리그의 시행을 바란다.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재능이 있지만 당장은 실전 투입이 힘든 유망주들을 ‘국제용 선수’로 키울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문제점과 부작용보다는 순기능에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구단들은 자신들이 무조건 돈을 써야 하는 집단으로 인식되는 게 조심스럽다.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변우덕 사무국장은 “국제경쟁력과 인기에 비해 선수들의 연봉이 너무 높다. 구단 전체 예산 중 인건비만 50% 이상인 경우도 많다. 시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2군리그 참여를 위해 구단은 최소 10억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외국인 지도자들 사이에선 현재의 1군 규모도 크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2군리그의 빠른 도입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연고지 1차지명’ 제도를 거론한다. 구단이 연고지 내 고교 유망주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하게 하면 고교 배구부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과 선수층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남고 23개, 여고 18개 팀은 V리그 구단들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규모로, 2군리그 운영보다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에서다.
프로야구의 2차 드래프트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지만 팀 내 경쟁에서 밀린 선수가 새로운 팀에선 스타가 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는 스타 탄생을 넘어 전력 평준화와 선수권익 증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선 2군리그 참가를 희망하는 팀들만 출전하고 있다. 모두가 동참할 수 없다면 제도 도입을 원하는 구단에 한해 리그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