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해도 답답해도 공한증은 그대로…‘이강인 결승포’ 한국, 무패 亞 최종예선행

입력 2024-06-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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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6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결승골을 터트린 뒤 주장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김민성기자

이강인(왼쪽)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6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결승골을 터트린 뒤 주장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김민성기자


한국축구가 통산 12번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갔다.
김도훈 감독이 임시로 지휘한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전(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고 5승1무, 승점 16의 압도적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붉은 함성을 토해낸 6만4000여 홈관중 앞에서 중국전 5연승과 함께 6경기 연속무패(5승1무)에 성공한 한국은 상대전적 23승13무2패의 절대적 우위를 이어갔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쳐 불안감이 드리웠으나, 한국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16분 중원에서 전달된 롱패스를 받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왼 측면을 파고든 뒤 중앙으로 흘린 볼을 문전으로 쇄도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6일 싱가포르 원정에서 멀티골을 몰아치며 7-0 대승을 이끈 이강인은 A매치 2경기 연속골로 2023~2024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에게도 특별한 90분이었다. 개인통산 127번째 A매치 출전으로 이영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이 부문 공동 4위로 이름을 올렸다. 역대 1위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올림픽 예선 6경기 포함)이 공동으로 보유한 136경기다. 다만 A매치 최다득점 3위(48골)인 손흥민은 이날 골맛을 보지 못해 2위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50골)과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된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다득점에 실패해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큰 위기 없이 좋은 경기를 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며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최종전에서 1-0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상암 |주현희 기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최종전에서 1-0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상암 |주현희 기자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윙포워드 황희찬(울버햄턴)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손흥민과 이강인에게 측면을 맡겼다. 창의적 공격과 효율적 라인브레이킹을 위한 선택이었다. 또 이재성(마인츠)이 공격 2선의 중앙을 책임진 가운데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 베테랑 미드필더 정우영(알칼리즈)이 ‘더블 볼란치’를 이뤘다.

예상과 달리 전반전은 조금 답답했다. 귀화선수 페이 난두오를 전방에 세운 4-3-3 형태를 구축한 중국의 타이트한 수비에 적잖이 고전했다. 경기 점유율은 75대25(%)에 이르렀음에도 결실을 얻지 못했다. 전반 20분 문전 정면에서 시도한 손흥민의 묵직한 오른발 중거리 슛이 첫 유효 슛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손흥민은 2분 뒤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수비벽을 맞고 크로스바를 스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후반전 초반까지도 잘 풀리지 않자 김 감독은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이재성을 빼고 주민규(울산)를 투입해 공격조합을 바꿨고, 박승욱(김천 상무) 대신 황재원(대구FC)을 투입해 측면에 힘을 실었다. 중국이 잠시 혼란에 빠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교체카드 2장이 투입된지 불과 1분 만에 이강인의 왼발이 번뜩였다.

그 뒤로도 한국은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측면을 두드리고, 끊임없이 공간을 찾고, 슛 기회를 엿보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추가골은 없었다. 후반 32분 주민규의 왼발슛과 후반 42분 중앙수비수 권경원(수원FC)의 결정적 헤더가 무위에 그쳤다.

2전승으로 임시 사령탑의 임무를 완수한 김 감독은 “(결과가) 절실했던 중국에게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좋은 마무리였다”면서 “ 짧은 기간이나마 지도자로 영광스럽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의 방향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대표팀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한국축구 스타일에 맞는 좋은 감독이 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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